한자리씩 앉은 유통가의 아들들, 내년 행보에 주목
롯데·한화·CJ·농심 '중책' 맡아
자금난 극복·신사업 발굴 등 기대
롯데, 한화, CJ, 농심 등 유통사업을 운영하는 주요 그룹사들의 창업주 아들·손자들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각각 자금난이라는 위기극복, 사업구도 재편, 신사업 성과 가시화, 부진 계열사 정리를 통한 리소스 효율화라는 과제를 마주한 채 2023년 계묘년을 맞는 기업들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는 롯데건설 자금난 속 계열사들의 긴급 수혈이 이뤄진 와중에 단행된 2023년도 그룹 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은 신 상무의 경영 수업에 속도를 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한 데 따른 역할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 회장의 중요 행보를 바로 곁에서 동행할 명분과 그룹 핵심 자회사 롯데케미칼 내에서의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을 이끌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시동을 건 롯데그룹의 3세 경영수업은 신 상무의 '한 직급 승진'으로 무게감을 더하면서, 내년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신 상무는 지난 5월 한일 롯데홀딩스 교류회에 참석해 롯데그룹의 현안 보고를 받으며 경영 수업의 첫발을 뗐다. 지난 8월에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등 현지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베트남은 올해 롯데몰 하노이가 개점된 곳이다. 또한 롯데건설이 수주한 스타레이크 신도시,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등의 사업이 전개 중이 롯데의 핵심 진출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새해 첫 글로벌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이는 다보스포럼에 신 상무가 동행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신 상무의 승진은 단순한 직급 승진으로, 역할이나 그룹 내 지분 변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화그룹의 유통사업을 맡은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전무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 전무는 한화호탤앤드리조트를 맡아 한화의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이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친환경에너지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사업을 맡고 있는 가운데 셋째 아들에게도 지휘봉을 준 것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으로부터의 인적분할이 결정된 백화점 사업을 안착시키라는 숙제를 준 셈이다. 백화점 실적을 키울 신사업 발굴과 이를 발판으로 한 상장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에게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이 경영리더는 글로벌 식품사업과 신성장동력 발굴, 신사업 투자를 진두지휘할 권한과 책임을 안게 됐다.
내년 이 실장은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맡은 분야에서 부친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퍼포먼스를 내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해당 인사 사흘만에 '그룹 CEO미팅'에 소집돼 이 회장으로부터 "혁신성장의 키워드로 제시한 4대 미래성장엔진이 본격 가동됐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며, 사업역량과 대외환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초격차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당부를 들은 터다.
앞서 농심 고 신춘호 창업주의 3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호텔농심 대표이사로 선임되더니 부진한 법인을 청산하는 숙제를 해결했다. 메가마트가 호텔농심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7일이다.
이로써 농심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호텔농심의 법인격을 소멸했다. 호텔농심의 주력 사업이던 객실 사업부와 위탁급식 사업부는 농심, 브라운에프엔비에 각각 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도 해당 기업 소속이 됐다. 법인은 청산하되, 호텔사업은 지금처럼 유지하는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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