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D-Day 19일에도 출구없이 공전만…답없는 '예산안 협상'
정치권 향한 비판 여론↑…이번주 예산안 처리 전망도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여야가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4번째 디데이인 19일에도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예산안 협상을 둘러싼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는 이날 오전까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이견을 확인한 채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앞서 김 의장은 여야 지도부에 이날까지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 하지만 여야는 이날도 쟁점을 두고 충돌을 이어갔다.
최대 쟁점인 법인세 문제는 어느 정도 좁혀가는 기류다. 하지만 5억원에 불과한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안 문제가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 오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예산안에 대해 "마지막 쟁점이 경찰국 운영 예산과 인사정보관리단 운영 예산"이라며 "합법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건 그야말로 대선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안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민주당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전체 예산 발목을 잡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국힘의힘은 예산 합의가 안 되면 예비비로 편성하자는 김 의장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비비를 받게 되면 해당 기관들의 운영이 위헌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인정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어느 정도 좁혀진 것으로 알려진 법인세 문제도 막판 타결이 필요하다. 영업이익 3000억원 초과 법인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는 정부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 의장이 낸 중재안에 대해 민주당은 수용했지만 국민의힘은 '1%p 감세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거절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결과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볼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예산안 협상의 난관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하며 이른바 '윤심(尹心)'을 저격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 집권당이 있는지 의문이다.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윤심(尹心)에 막혀 헛바퀴만 돌고 있다"며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해까지 딱 2주 남았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라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쩔쩔매지 말고 즉각 국회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이견은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만날 이유가 없다며 불참하면서다. 김 의장은 "오늘(19일) 중으로 예산안이 합의 처리됐으면 좋겠다"며 내년도 예산안의 처리를 위한 여야 합의를 재차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을 만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은 예산안이 이미 법정 기한보다 많이 늦었고 지금 파악해보니 한두 문제 때문에 예산 전체가 홀딩 돼 있는데 서로 적극적으로 양쪽이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오늘 중 합의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박 원내대표는 "여당이 (중재안을) 수용하기 전에는 저희로서는 따로 협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은 의장을 별도로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처럼 쟁점을 압축한 만큼 이번 주에는 여야가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내년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면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을 향한 부정적 시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연말까지 합의를 보지 못하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예산안 처리는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우선 법정기한인 12월2일을 지키지 못했고, 정기국회 마지막 날(12월9일)까지 여야가 합의안 마련에 실패하면서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법인세를 1% 감면하는 내용의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두고도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 의장의 최후통첩 이날에도 여야 합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예산안 정국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짙은 상황이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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