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꾹꾹 눌러쓴 영농일지, 민간기록물 대상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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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간 자필로 꾹꾹 눌러쓴 영농일지가 민간기록물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9일 전남 담양군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제1회 민간기록물 수집 공모전에서 창평면에 사는 최영덕(73)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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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16년 간 자필로 꾹꾹 눌러쓴 영농일지가 민간기록물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9일 전남 담양군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제1회 민간기록물 수집 공모전에서 창평면에 사는 최영덕(73)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창평면 29개 리(里) 이장단 단장을 맡고 있는 최씨는 딸기농사에 뛰어든 지 2년 후인 1984년부터 지난 2000년까지, 그날 그날의 날씨와 온도, 농작업에 관한 내용과 일상을 일일이 기록했다.
1986년 4월 어느 맑은 날에는 딸기 상품 8상자 등 모두 16상자를 출하한 다음 시제를 모시고 돌잔치에 참석한 일, 이듬해 봄에는 오전 내내 지게로 흙을 운반하고 논을 고른 뒤 오후에는 모아둔 돌맹이를 치우고 저녁에 사문중 결산총회에 참석했다고 적었다.
이렇게 또박또박 써내려간 빛바랜 영농일지만 10권 가까이 된다.
최씨는 "농사엔 주말도 휴일도 없어서 그날 그날 기록을 남겼고, 몇 해 지나서 보면 소중한 영농참고서가 됐다"고 말했다.
일지에는 최씨의 효심도 군데 군데 묻어났다. "'초가삼간 집 짓고,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흙에 살리라'던 유행가 노랫말이 생활신조였다"는 그는 "헤어지는 일은 예행연습을 할 수 없는 일이라 슬픔이 말도 못했다"며 떠나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담양군은 심사 결과 "생활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판단, 최씨에게 최고상을 수여했다.
'당신의 소중한 기록, 담양역사 한 페이지에 기억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서는 또 혼례의식 중 기러기에 절하는 예식 순서가 기록된 '혼홀전안례'와 1964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된 봉산면 연동리마을 '봉서위친계 규약'이 각각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전통 혼례 풍습과 상부상조 정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수상은 1937년에 발행한 전남도민증과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작성한 가계부, 봉산면장을 역임한 최봉진씨의 공무원 합격증서와 발령통지서 등이 각각 선정됐다.
이병노 군수는 "처음 열린 민간기록물 공모전임에도 많은 군민들이 참여해 손때 묻은 소중한 기록물들을 담양의 역사보존을 위해 기꺼이 기증해주셨다"며 "기증기록물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록유산으로 잘 보존하고 널리 공유하는 것으로 지금을 고마움을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정된 기록물들은 보존환경이 최적화된 기록관 서고에서 안전하게 보존해 아카이브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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