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스타트업 혹한기, 실패 공부해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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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난 여러 명의 스타트업 대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최혁재 스푼라디오(실시간 오디오 방송 플랫폼 '스푼' 운영사) 대표다.
그간 67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승승장구하던 스푼라디오는 혹한기가 시작되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직원과 사무실을 절반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지난 2~3년간 스타트업으로 몰렸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스푼라디오처럼 실패 직전까지 가거나 폐업한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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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난 여러 명의 스타트업 대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최혁재 스푼라디오(실시간 오디오 방송 플랫폼 ‘스푼’ 운영사) 대표다. 그간 67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승승장구하던 스푼라디오는 혹한기가 시작되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직원과 사무실을 절반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최 대표는 이런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수백번도 더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음 투자 유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그는 경영자로서의 마음가짐, 생존의 과정 등을 국내 최대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 2022′,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민간 주도 모임인 ‘헤이 스타트업’에서도 전했다. 최 대표의 고백에 “그 어떤 성공 스토리보다도 울림이 있었다” “실패를 공부하고 대비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2~3년간 스타트업으로 몰렸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스푼라디오처럼 실패 직전까지 가거나 폐업한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 모태펀드 예산이 줄어드는 내년부터는 문 닫는 기업들이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정부 자금으로 연명하던 수많은 ‘무늬만 벤처캐피탈’ 역시 상당수가 사라질 전망이다. 기업들도 생존과 신사업 모색을 위해 벤처캐피탈에 자금을 대는 대신 자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통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 비용은 올라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돈줄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생존해서 다음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은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으로의 빠른 전환이다. 스푼라디오는 월 100만원 이상 버는 고수익 DJ(라디오 방송 콘텐츠 제공자)를 늘리는 컨설팅에 집중했다.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 수수료를 받는 스푼라디오가 돈을 벌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고수익 DJ 수는 현재 1030명으로 전년보다 21.6% 늘었고, 실적도 흑자 전환했다.
시선 추적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비주얼캠프 역시 당초 장애인, VR(가상현실) 등 시장이 작은 곳에서 고전하다가 최근 전자책 서비스(밀리의서재), 사교육 업체(교원·비상M러닝·메가스터디·아이스크림에듀 등)에 기술을 적용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시행착오를 통한 경영자의 통찰력이 필수적이다. 실패를 통해 살 길이 무엇인지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루아침에 경영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영입하며 광고계 큰손으로 떠오른 플랫폼 스타트업들도 ‘거래 절벽’으로 지갑을 닫고 있다. 살 사람은 없고, 팔 사람만 넘쳐난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삼중고가 이어질 내년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 내년부터는 그 파도가 금융회사를 넘어 기업에 덮칠 것이란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마저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회사나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맹신보다는 시장의 변화를 기민하게 읽어야 할 때다. 그 시작은 남의 실패를 공부하는 것이다.
[장우정 성장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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