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자유민주주의…일 년만에 정세판단 확 바뀐 국립외교원장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2. 12. 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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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3 국제정세 전망 발간
홍현익 원장, 서문에서
‘힘든 작업’ 고충 토로하기도

지난 연말 북·미, 남·북 관계의 교착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1년만에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19일 발간한 2023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 서문에서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능력 발전을 저지하고 ‘핵 실전전략화’와 사용의지로 위협하고 있는 도발적 행보를 확실히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북한 도발의 의도를 “미·중 경쟁과 미·러 대립 흐름을 활용해 자신들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홍 원장은 그러면서 “한국이 오늘의 선진 중견국을 이룩해낸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라는 국제질서에 대한 믿음, 그리고 개방성에 대한 신념이었다”며 “폐쇄적 중앙집권 시스템이 생존의 비결이라고 믿는 북한은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자신의 길을 달려가려 하겠지만, 한국은 다원적 민주주의를 통해 이를 좌절시키는 외교적 노력 경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폐쇄성을 비난하면서 우리 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것이다.

19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발간한 '2023 국제정세 전망‘ 표지
홍 원장은 그러나 지난 연말 발간된 ‘2022년 국제정세 전망’서문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강조했었다. 그는 지난해 보고서 서문에서 “북·미 협상의 입구 역할로써 종전선언을 활용하고자 하는 한국의 입장과, 정전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입장이 어떻게 조율될지, 또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가 2022년 한반도 정세의 중요사안”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교착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남·북·미·중의 한국전 종전선언을 제시했고, 북한이 조건부로 긍정입장을 내놓은 이후 한·미 양국은 종전선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원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협력하겠다고 하면서도 중국견제에 동참하라고 압박해왔다”며 “미국과의 동맹과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모두 강화해오던 한국의 외교적 방향성에 도전”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국립외교원이 매년말 내년도 국제정세를 내다보는 보고서 '국제정세 전망‘은 크게 ▲한반도 정세 ▲주요국 정세 ▲지역별 정세 ▲글로벌 이슈와 거버넌스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지난해까지는 한반도 정세에 '비핵·평화 프로세스’가 포함됐으나 올해는 빠졌다.

이 보고서는 분야별 국립외교원 담당 연구진의 개인적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외교부·국립외교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다만 홍 원장은 올해 보고서 서문에서 “해마다 발간해온 보고서지만, 올해는 유독 힘겹고 어려운 작업이었음을 감히 고백한다”며 2023년이 국제정세 '향후 10년‘의 큰 흐름의 변화속에서 긴장감이 높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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