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의 기초...주식 살때 환율을 봐야 하는 이유
외화 부채로 인한 손실
1분기새 2.5조 -> 5.8조
지난 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외화손실 규모가 지난 2분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당 원화가격이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4분기 들어 환율이 소폭 안정되면서 상장사의 외화 관련 손실 폭은 줄겠으나,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대외 불확실성에 여전히 불안감이 감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외화순손실은 5조7847억원으로, 지난 2분기 2조5575억원 대비 126% 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9593억원과 비교해도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외화손익은 외화로 된 자산과 부채의 가치가 변동하면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을 의미한다. 손실이 나면 당기순이익 규모를 줄여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손실이 늘어난 것은 원화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환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달러당 원화 가격(매매 기준율)은 1342원으로 지난 2분기 1261원에 비해 6% 이상 높았다. 달러당 원화 가격은 4분기 들어 지난 18일까지도 평균 1372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11월 중순 이후 1300원 안팎으로 하락해 4분기에는 3분기보다 평균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화손실 규모는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상장 공기업을 비롯해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화채권 조달을 늘린 기업들이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손실 규모가 지난 2분기 9341억원에서 지난 3분기 1조8700억원으로 2배 가량으로 늘었으며 한국가스공사도 같은 기간 2021억원에서 4675억원으로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외환손실이 916억원에서 3706억원으로, HMM은 2320억원에서 6744억원으로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외환손실이 커진 이유는 해외법인들의 외환 채무가 환율로 인해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HMM의 경우 항만이용료, 기름, 항만 리스료 등으로 인해 생긴 매입채무(부채)가 달러당 원화가치 하락으로 더 크게 계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HMM 관계자는 “파생상품으로 환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며 “파생상품 가격까지 고려한 외환손실 규모는 훨씬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4분기 들어 소폭 하락한 달러 가치는 내년에도 완만한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돼 상장사들의 손실 폭은 조금씩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역사적 평균인 1100원대는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으로 예상되는 경기 침체 수준이 깊으면 손실폭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가 크게 둔화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로 투자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내년년 달러화 가치는 1~3분기 점진적인 하락 후 4분기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그릴 전망”이라면서도 “경기 침체가 깊고 물가 하락이 더디다면 달러화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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