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 박지원 복당 허용··“대통합 차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9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복당을 논란 끝에 승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의 책임을 물어 박 전 원장 복당에 반대했지만, 이재명 대표가 대통합 차원에서 수용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대승적·대통합 차원에서 박 전 원장의 복당을 수용하자는 의견을 줬고 최고위원들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란 끝에 박 전 원장 복당 문제를 보류한 지 사흘 만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원장 복당은 공정하지도 않고 형평성과 당헌·당규 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의 분탕질에 대한 추억이 아무래도 찝찝하다”며 “그가 총선과 대선 때 저지른 민주당에 대한 수많은 악행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 복당에는 이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박 전 원장도 (함께) 가야 한다고 결정했고 최고위원들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서 자료 삭제 지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복당 승인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창당하신 당에서 마지막 정치 인생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복당을 희망했다”며 “무엇보다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강한 야당, 통합·화합하는 야당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 전 원장은 2015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2016년 안철수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에 합류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민주당은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탈당 인사들의 복당을 일괄적으로 허용했다. 분당으로 당을 떠났던 권노갑·정대철·주승용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정동영·천정배·유성엽·이용주 전 의원 등 호남계 인사들이 대거 복당했다. 박 전 원장은 당시 국정원장 신분이어서 복당 신청을 하지 못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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