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에 무슨일이?…회계법인과 거래 중단까지
기사내용 요약
마자르, 바이낸스 준비금 증명 감사 중단
바이낸스 "감사할 다른 회계법인 물색 중"
빅4 회계법인은 "의사 없다" 밝혀
후오비도 재정 건전성 '빨간불'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글로벌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1위인 바이낸스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총자산의 6%가량이 하루 새 유출된 데 이어 '준비금 증명(PRO)'을 담당했던 회계법인이 감사 중단을 선언하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를 둘러싸고 재정 건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논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마자르가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감사 등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발생했다. 마자르는 감사 중단 이유에 대해 "고객 준비금 증명 보고서가 대중에게 이해되는 방식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바이낸스의 재정 안정성을 담보한 것으로 받여들여지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낸스 등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마자르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통해 재정 안정성을 입증해온 바 있다. 실제로 바이낸스은 해당 보고서가 '준비금이 충분하다는 증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마자르가 지난 7일 공개한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해당 보고서에 "바이낸스의 요청된 합의에 의한 절차이지 감사는 아니며 준비금 적절성에 대해 진술하지 않는다"고 작성했기 때문이다. 이후 열흘도 안 돼 준비금 증명 감사 자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신뢰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감사 중단 직전 대규모 인출 사태도 빚어져 눈길을 끈다. 바이낸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요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의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가 8시간 만에 재개했다. 해당 출금 중단은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 등으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발생했다. 최근 FTX 파산 사태 등으로 시장 전반에 퍼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용자들이 소식 하나에도 즉각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금 재개 후에도 추가 유출이 이어지며 이용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재개 후인 14일 오후에만 바이낸스에서 하루 동안 약 38억달러(4조9115억원)가 유출된 것이다. 이는 바이낸스가 보유한 총자산(약604억달러)의 6%가량이다. 이 중 스테이블코인 유출량은 약 80%를 차지했다.
코인거래소 '공포' 확산…후오비도 재정 건전성 '빨간불'
특히 마자르가 바이낸스와 함께 크립토닷컴, 쿠코인 등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감사를 일제히 중단하겠다고 밝혀 불안감은 고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요 회계법인들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회계 감사 업무에서 모두 발을 뺄 것이란 진단이 제기되기도 했다.
바이낸스 역시 해당 진단을 의식한 듯 다른 회계법인을 물색 중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낸스 대변인은 "준비금 증명을 감사할 다른 회계법인을 물색 중"이라며 "거래소가 블록체인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투명하게 증명하기 위해 추가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딜로이트(DTT), 언스트앤영(EY), KPMG,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 빅4 회계법인은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감사에 대한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 가운데 바이낸스에 이어 후오비 역시 재정 건정성 논란이 발생했다. 후오비 또한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이다.
크립토퀀트 분석가 카우이 올리베리아(Caue Oliveria)는 19일 코인데스크를 통해 "후오비의 준비금 증명 약 30억달러 중 43.3%가 후오비의 자체 토큰인 HT로 이뤄져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체 토큰은 발행 목적의 진실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건전성에 좋지 않다"며 "FTX가 FTT를 이용해 담보 대출을 한 것이 붕괴의 원인이었는데 후오비 역시 이같이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시적 현상일 것"
이번 감사 중단이 일시적 현상일 거란 의견도 제기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퍼져있다 보니 건전성을 보장하는 감사 업무에 갑작스런 '부담'을 느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회계법인 자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높지 않은 점도 작용했을 거란 주장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A씨는 "당장 특정 이슈가 없다 하더라도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어서 벌어진 논란 같다"며 "최근 장이 좋지 않아 거래 규모도 많이 줄었고, 다양한 리스크 이슈도 많이 발생한 상황이라 회계법인 자체 브랜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회계법인 담당자들이 여전히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많지 않은 상황도 작용했을 것 같다"며 "실제로 이전에 대형 회계법인과 감사 업무를 진행한 이후 계약 연장을 못했던 이유도 감사 기준에 대한 정립이 잘 돼 있지 않아 업무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낀 탓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감사를 중단했지만, 업계가 다시 좋아지고 제도화된다면 감사 업무를 다시 진행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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