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구는 일본 쫓아갔는데..그린피만 3배 이상, "경쟁력 무엇"
카트 사용료·캐디피 포함하면 비용 지출 '4배'
골프장 이용횟수 2년간 0.5회 증가에 그쳐
그린피 인하 비롯, 캐디 선택제 등 확산 필요
국내 골프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가까이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확대되고 골프 인구는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본이 골프장 공급 과잉 등으로 인해 골프 인구가 감소한 것과 달리 20~30대 등 젊은 층 골퍼 유입이 늘고 코로나19 영향에 해외 여행이 제한되면서 실외운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게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작 그에 걸맞는 가격이나 인프라 구비 대신, 너도나도 그린피를 올리는데 급급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하락을 우려할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비용 지출은 일본 대비 4배 수준 늘어났는데 이용객들의 접근성은 떨어져, 대중화가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지난해 골프장 시장 규모 "일본 수준 육박"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한국과 일본의 골프장산업 비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골프장 시장 규모(그린피+카트피+식음료비+캐디피 포함)는 2021년 8조5,533억 원으로 일본 8조6,857억 원의 98.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1년 3조9,670억 원(캐디피 포함)에서 지난해 8조5,533억 원으로 2.16배 수준 성장한 반면 일본은 같은 시기 9,220억 엔에서 8,340억 엔으로 9.5%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골프 붐이 번진 2021년만 보면 한·일 각각 전년 대비 21.6%, 16.2%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 캐디피 제외하면 '일본 > 한국'.."이용객 지출은 여전"
그런데 캐디피를 뺀 골프장 시장 규모만 보면 2021년 6조9,599억 원으로 일본보다 19.9% 오히려 적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실 일본의 경우 골프장 90% 이상 노캐디제를 시행 중이고 캐디는 정직원으로 캐디피가 골프장 매출로 잡힙니다.
반면 우리나라 골프장 대부분이 캐디 동반제를 도입하면서 캐디피는 골프장 매출에서 제외돼, 캐디피를 포함하지 않는 시장 규모로 한·일 양국을 비교하는게 적절할 것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소비자들의 지출 비중은 크게 달라지는게 없습니다.
■ 골프 인구 564만 명 "일본 수준 웃돌아"..10명 중 1명 골프 증겨
골프 인구는 사상 첫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2021년 564만 명으로, 일본 560만 명을 뛰어넘었습니다.
우리나라 골프 인구는 2009년 293만 명에서 2019년 470만 명으로 늘었고 코로나19 이후 2021년 564만 명으로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일본은 2009년 960만 명에서 2020년 520만 명까지 줄었고 2021년 560만 명으로 40만 명 늘었습니다.
전체 인구 중 골프 참가율도 일본보다 2배 정도 높았습니다.
우리나라는 13살 이상 인구 중 골프 참가 비중이 2021년 10.2%에 달한 반면, 일본은 15살 이상 인구 중 골프 참가율이 2021년 5.7%에 그쳤습니다.
전체 국민 10명 중 1명이 골프를 친다면, 일본은 20명 중 1명 꼴로 그 절반 수준인 셈입니다.
■ 골프장 이용횟수 증가 '미미'.."그린피 상승 등 주 원인"
골프 인구나 참여 비율이 늘어난 것과 함께, 골프장 이용횟수도 2021년 8.8회로 2019년보다 0.5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은 무려 2021년 17.2회로 전년 대비 2.3회가 늘었습니다.
양국 모두 코로나로 인해 실외운동인 골프 수요가 증가한게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장 이용횟수는 일본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턱없이 비싼 그린피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 대중제 주중 그린피, 일본 대비 3.1배 ↑
실제 대중 골프장 주중 그린피만 해도 일본보다 3.1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대중 골프장 주중 그린피는 지난 5월 기준 17만 3,700원으로, 국내에선 일본 5만 5,800원(5,621엔(¥))에 비해 3.1배 더 비싼 돈을 내며 골프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상률도 뚜렷해 2011~2022년 주중 그린피의 경우, 우리나라 대중 골프장이 57.8% 급등한 반면, 일본은 오히려 14.7% 하락했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일본은 골프장 공급 과잉 현상과 골프인구 감소 등으로 그린피가 하락했다"며 "우리나라는 다소 기복은 있었지만 골프 붐이 지속되면서 그린피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전체 이용료 기준, 한·일 격차 4배.."카트비, 캐디피 등 포함"
여기에 카트비와 캐디피를 포함하면 이용료 격차는 더 확대됩니다.
이 둘을 포함한 국내 대중 골프장 1인당 주중 이용료는 지난해 5월 기준 23만 원으로, 양국 이용료 차이는 4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일본 골프장 대부분 셀프 플레이인데다, 캐디 동반 때 캐디피는 1인당 3000엔 수준에 통상 카트피도 받지 않는게 일반화됐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우리나라는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가 2021년 8.8회로 2019년에 비해 0.5회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일본은 2020년보다 2.3회 늘어 2021년 17.2회까지 증가했습니다.
■ 골프장 시장 규모 늘겠지만 내실 없어.. 그린피 인하 촉구
올해 제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골프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수준 더 늘고 엔화 가치 등 하락이 이어지면서 일본과 비교하면 골프장 시장 규모(캐디피 포함)가 일본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내실을 점치기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규모는 키울지 몰라도,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비교가 어렵고 결국 중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뒤처질 것이란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일본을 추월했다고 하지만, 골프장 그린피는 일본보다 3배 이상 비싸 접근성은 떨어지고, 대중화를 논한다는 것도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골프가 진정한 스포츠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린피 인하는 물론이고 캐디선택제 등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와 함께 가격 경쟁력 제고 대책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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