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MRBM 도발' vs 북 '위성체 시험발사' 공방…北 기만전술 가능성도

하종민 기자 2022. 12. 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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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軍 "북한 MRBM 발사 분석은 유지…종합적으로 분석중"
전문가 "레이더 궤적만으로 분석…나머지는 해석 영역"
"북한 기만전술 펼쳐…軍의 정보 미공개는 합리적 판단"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를 시험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전날 북한의 발사체와 관련해 남북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이를 위성체 시험 발사라고 맞섰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한 쪽에선 북한의 주장은 교란 전술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쪽에서는 우리 군은 우리 탐지 자산만으로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해석하고 있는 만큼 탄도미사일인지, 위성인지 여부에 대해 정확한 판가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南 "북한의 발사체는 MRBM 도발" vs. 北 "정찰위성 개발 위한 위성체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전날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와 관련해 "탐지 재원을 바탕으로 북한이 어제 발사한 것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합참은 오전 11시13분경부터 오후 12시05분경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MRBM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500㎞ 가까이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다만 이전에 공개했던 북한 미사일의 비행 고도, 속도 등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이 분석한 북한 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약 550㎞다. 해당 미사일은 약 500㎞를 비행한 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외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발사체가 위성 발사를 위한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측 주장과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전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이번 중요시험은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기본 목적을 두었다"고 언급했다.

또 "시험은 20m 분해능시험용 전색 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 촬영기 2대, 영상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 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해 고도 500㎞까지 고각 발사했다"며 "우주 환경을 모의한 최적한 환경에서 각종 촬영 장비에 대한 촬영조종지령과 자세조종지령을 비롯한 지상관제의 믿음성을 확증하면서, 자료 전송 장치들의 처리 능력과 안전성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과 인천 상공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시험발사한 위성을 통해 촬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탐지 제원만으로 판단…北 기만전술 가능성"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한 쪽에선 레이더에 탐지된 제원만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에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레이더를 통해 보이는 궤적, 사거리 등의 데이터만 가지고 분석하기 때문에 해당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위성인지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우리가 보는 것은 레이더에 보이는 궤적"이라며 "나머지는 해석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지난번 북한이 발사했던 미사일 잔해도 SA-5 지대공미사일이었다. 해당 미사일을 그냥 공중으로 쏘게 되면 레이더에서 볼 때는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기만을 하면서 우리 정부가 오판하게 만들고,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하는 그런 것"이라며 "그 다음으로는 안보불안을 야기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쪽에선 북한의 기만 전술이라고 주장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고체연료 엔진이 140tf(톤포스·140t 중량을 밀어올리는 힘)라는 것은 기만활동일 가능성이 있다. 16일 북한이 공개한 로켓모터의 직경이 1.2m급으로, 140tf라기에는 사이즈가 작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1호 행사에서도 이 같은 기만활동을 빈번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정보공개 범위를 축소한 군 당국의 결정은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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