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티맵, 다음 타깃은 30兆 시장 ‘화물운송’… 주먹구구식 운영 디지털화
별도 서비스 테스트, 내년 초 출시
카카오, 주선사연합회와 인프라 협업
모빌리티 업계 진출로 디지털화 빨라질 듯
일정치 않은 수수료율·주먹구구식 운영 개선 기대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물류·화물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물운송에 해당하는 중간물류(미들마일)가 성장이 더딘 라스트마일(배송·이동의 마지막 단계)을 대신할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티맵모빌리티가 화물운송 시장에 직접 진출한 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사업자와의 협업을 선택한 엇갈린 전략을 펼치고 있다.
19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1분기를 목표로 ‘티맵 화물’ 서비스 출시를 위한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화물을 운송하는 화물운송의 더딘 디지털화에 주목했다. 화물운송은 원자재를 공장으로 운반하거나 제조된 상품을 물류센터 및 대리점 등으로 보내는 운송을 말한다. 국토교통부가 추산한 지난 2020년 기준 화물운송 시장은 30조원에 달한다. 최종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대비 4~5배 큰 시장이다.
티맵은 지난해 6월 화물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물류 스타트업 와이엘피(YLP)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물류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화물 전용 서비스를 통해 화물운송에 직접 진출한 것이다. 티맵은 온라인을 통해 화물운송 견적과 접수, 배차, 정산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화물운송에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화물운송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연합회(주선사연합회)와 손잡고 화물 중개 플랫폼인 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했다. 티맵과 달리 화물운송 서비스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기존 화물 중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화물운송 인프라를 개선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 카카오T 퀵에서 대량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선사엽합회와의 협업을 통해 화물운송주선이 가능해진 만큼 도보·이륜차·자전거·킥보드·자동차로 제한된 화물 배송을 다마스·라보 등 적재량 1t 미만 경상용차로 확대한 것이다.
티맵과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운송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선사연합회와 손을 잡는 방법으로 업계와의 협력에 집중한 반면 티맵은 전용 서비스를 내놓는 방법으로 직접 시장 진출을 선택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사업에 진출하면서 경험한 업계와의 상생을 화물운송에 그대로 적용했다. 하지만 티맵은 택시, 대리운전 등에서 카카오모빌리티에 주도권을 뺏긴 만큼 시장에 직접 진출해 화물운송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는 모빌리티 업체들이 화물운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화물운송업의 디지털화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물운송업은 라스트마일 대비 시장 규모가 크지만 운송차의 크기(1t부터 25t까지)부터 옵션(냉동차·리프트·윙바디 등), 상하차 방법(지게차·컨베이어 등) 등이 다양하다. 특히 화물을 운송하는데 화물의 주인인 화주(기업)와 화물차 주인(차주), 차주와 화주를 연결하는 주선사가 투입되기 때문에 협의 조건이 까다롭다. 모빌리티 업체가 뛰어들면서 일정하지 않은 수수료율과 주먹구구식 운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모빌리티 업계는 화주와 차주의 편의를 개선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화물운송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티맵의 경우 차주들이 자주 찾는 주유소와 휴게소를 포함해 실시간 교통정보, 데이터 기반 경로를 제공해 차주의 편의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 직접 진출이 아닌 만큼 기존 주선사 고객을 적극 활용해 물류 산업의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수익성이 높은 화물운송이 모빌리티 업계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티맵이 인수한 와이엘피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 476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화물운송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고 모빌리티 업계의 노하우가 결합된 경우 매출 확대를 넘어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우버 프레이트와 같은 확실한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화물운송에서도 모빌리티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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