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조직개편 내홍에 이종호 장관 "합리적 해결 기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세종특별자치시 과기정통부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9일 최근 불거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조직개편 내홍에 대해 “내부에서 가능한 최선을 다해 협의해달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기정통부가 항우연 내홍에 개입할 여지가 있냐’는 질의에 “국가적인 대의를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하나씩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길 희망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조언을 할 수 있는 수준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이번 내홍에 과기정통부가 크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항우연은 지난 12일 조직 직제 규정을 공표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을 이끈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발사체연구소로 새로 설립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두고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반발하며 지난 12일 사퇴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연구개발 조직을 사실상 해체했다는 주장을, 항우연 측은 조직 효율성 확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나로호가 1,2차 발사에 실패한 뒤 과기정통부가 발사체 개발조직을 항우연에서 떼어내 정부가 직접 관할 형태로 만든 조직이라 임명권이 과기정통부에 있다. 본부장의 사퇴서 수리권 역시 과기정통부가 가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직할 조직으로 두고 항우연을 산하 출연연구기관으로 두고 있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항우연 스스로) 합리적으로 풀어낼 것' '절차상 이견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비쳤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누리호는 올해 첫 발사 성공에 이어 내년 상반기 3차 발사가 예정돼 있어 어느 때보다 누리호 관련 인력들의 안정적인 업무 환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장관은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항상 통일된 의견만 낼 수 없다”며 “하지만 의견들을 서로 논의하면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법이나 절차 상의 서로 이견이 있지 않았었나 추측을 한다”며 “다들 훌륭한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고 본부장의 사퇴서 역시 수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 장관은 “고 본부장이 계속 중책을 맡아 잘 해주길 바란다”며 “국가에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