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공권 비밀특가로 판매…항공권 시장 판도 뒤흔들 것"

방준식 2022. 12. 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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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최저가 앞세워 티켓 시장 공략
발권순위 10위서 3위권 '껑충'
"창업 10년만에 유니콘 예약
여행 슈퍼앱으로 도약할 것"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모든 여행의 시작은 항공권 예약부터 출발합니다. 이달중 국내에 존재하는 모든 항공권 특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비밀 특가’(가칭) 서비스를 론칭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36·사진)가 항공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발권 순위 10위권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선두업체 인터파크 하나투어와 순위를 다툴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과감한 사업 확장을 통해 지난 6월 500억원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7000억원을 인정 받았다. 창업 10년 만에 차세대 ‘여행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예약한 상태다.

○항공권 예약 후발주자의 승부수

항공권 예약 시장은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시장이다. 여기어때는 지난 5월 해외항공 서비스를 런칭해 내수용 앱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에 나섰고, 업계 1위 야놀자도 자회사 인터파크 뿐만 아니라 내년 6월 자체 앱에서 해외항공 티켓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항공권은 100원이라도 싸게 팔아야 성공하는 출혈경쟁이 큰 시장이다. 저렴한 티켓을 제공하려면 항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원가를 낮춰야만 한다. 후발주자들의 입장에서는 선두업체들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승부수를 던졌다. 원가구조가 좋지 않더라도 고객에게 최저가 항공권을 제공한다는 것.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항공권을 고객을 모으는 채널로 생각했다. 여행앱은 이용객이 여행을 떠나야만 존재가치가 있다. 여행트렌드가 단순 투어에서 체험형으로 변하는 것에도 주목했다. 

그는 “MZ세대들은 항공권에는 8만원을 쓰지만 미식체험에는 30만원을 쓴다”며 “항공권 특가로 손실이 날 수 있어도 숙박, 렌터카, 여행자보험, 액티비티 상품과 교차 판매 후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주항공과 기획한 일본 항공권 반값 이벤트 ‘블랙 플라이트 데이‘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평소 트래픽의 10배 이상을 미리 준비했지만 여행에 대한 수요가 그보다 더욱 컸다는 의미였다. 마이리얼트립의 항공권 매출(1~8월 기준)은 지난해와 비교해 국내선은 약 1200%, 국제선 160% 증가했다. 

○비즈니스 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

기업 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기존 업체들이 자유여행을 떠나는 개인고객(B2C)에 집중하고 있다면, 마이리얼트립은 비즈니스 출장(B2B)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해외에는 이미 B2B 여행 유니콘이 많이 있다. 기업 인사·총무부서를 대신해 출장시 필요한 △영수증 증빙 △결제 △예약까지 수많은 출장건을 자동으로 처리해준다. 다국적 ERP(전사적자원관리) 기업인 SAP SE가 인수한 여행출장 전문기업 콘커(Concur)의 기업가치는 10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21세기에도 여전히 모든 출장 업무를 전화나 수기로 처리하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기업들이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출장 업무를 진행해 스타트업이 시장에 들어가 혁신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과 같은 혁신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면서 여행 관련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며 “기업 여행(Corporate Travel)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삼성전자 DX부문과 제휴를 통해 임직원 복지몰에 국내 프리미엄 숙소 상품을 입점시켰다. 내년 1분기부터는 해외투어와 항공권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탄 500억원‘을 확보한 마이리얼트립은 올해 2곳을 인수해 자회사를 3곳으로 늘렸다. 지금까지는 지분투자에만 전념했다면 이제 M&A 본색을 드러낸 것. 업계에서는 “야놀자, 여기어때와의 ‘여행 슈퍼앱’ 경쟁을 하기 위한 몸집 키우기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고객군을 확장하기 위해서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2030 세대를 넘어 시니어 여행시장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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