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손실 보신 거 보상해 드릴게요~"… 속았다간 재산 날릴 수도

금융투자 손실 보상 '사기' 기승
금감원 소비자경보 '주의' 발령

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 주식 리딩방 투자로 손실을 본 A씨는 ‘B스탁 손실보상팀’이라는 업체로부터 “보상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담당자는 “투자자 보호 차원의 일회성 이벤트”라며 “비상장주식 투자로 수익을 낸 다음 수일 내 손실액을 송금하겠다”고 안내했다. 솔깃해진 A씨는 비상장주식을 선입고받고 대금 2,000만 원을 지정 계좌로 송금했지만, 업체는 돈을 챙긴 뒤 잠적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과거 금융투자 손실 보상 등을 미끼로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허위ㆍ위조자료 등으로 투자를 유인해 부당한 피해를 유발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또 지난달까지 수집한 피해사례 중 혐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입증자료가 확보된 36건을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A씨 경우처럼 과거 피해손실 보상을 미끼로 접근하는 불법업자에 속아 2차 피해를 당하는 유형이 대표적이다. 비상장사가 상장 예정인 것처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홈페이지 캡처 화면을 조작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 기사 등을 보내며 비상장주식을 매수하도록 권유하는 불법업자도 있다. 주로 “상장 실패 시 재매입 약속” “나스닥 상장 추진” “오늘만 최저가 매수” 등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무료 주식투자 상담을 해준다면서 단체 채팅방으로 유인한 뒤 일대일 고급정보 제공을 미끼로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게 한 사례도 여전했다. 피해자들은 허위 자격증과 큰돈을 벌었다는 ‘바람잡이’ 등에게 속아 거액의 가입비를 냈다. 이외 사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설치와 사용을 유도하고, 고수익이 난 것처럼 허위로 표시해 지속적으로 투자금을 받아 챙기는 등 수법은 가지각색이다.

대부분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은 뒤 연락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수사가 장기간 소요되고, 피해 회복도 어렵다.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불법업자와의 거래는 금융당국 분쟁조정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튜브나 메신저 등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하거나 사설 HTS 설치를 권유하는 등의 영업행위를 시도한다면 불법업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심되는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지체 없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