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바이오 투심? "지금은 신약 개발 돕는 회사에 주목 할 때"
회계법인과 VC 심사역, 바이오테크 등 두루 거친 투자자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 분위기 변할 것으로 기대"
공모가 싸다고 무조건 공모 청약 참여는 금물
"해외 기업 흐름 익히며 국내 기업과 연관시켜봐야"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이상진 패스웨이파트너스는 최근 바이오테크 갤럭스(Galux)와 진에딧(GenEdit)에 각각 투자했다. 두 회사 모두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업체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바이오 투자를 한다면 이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변동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결과나 임상 진입 시점 등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큰 변동이 있는 시점”이라며 “변동성을 최소화하면서 바이오테크가 필요로하는 기능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을 시작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 투자기관 경력과 올릭스(226950)와 뷰노(338220) 등 바이오테크 기업을 두루 거친 투자 전문가다. 그는 올해 2월 뷰노에서 독립해 액셀러레이터 패스웨이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총 8개의 프로젝트 펀드가 설정돼 신생으로써는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사명인 패스웨이파트너스는 성공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라는 뜻이 담겼다.
이 대표는 “가령 갤럭스의 경우 신약 물질과 타겟 단백질이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인공지능(AI)을 통해서 예측을 하는 회사다. 인공지능으로 별도의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컴퓨터상으로 여러 분자구조를 바꿔가면서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한다”며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진에딧은 유전자치료제를 원하는 장기까지 전달하도록 하는 전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빅파마와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라이선스 딜도 논의하는 상황이다.
그는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고 투자를 많이 해야 하지만 올해같은 바이오 불황기에는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기업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주식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다.
매출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테크 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찍히는 제약사나 의료기기 업체에 투자하는 접근 법에 대해서는 “단순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있으니까 투자한다는 접근법은 좋지 않다. 영업이익이 줄어들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며 “앞으로 트렌드가 어떻게 될 것인지, 경쟁 상황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인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하반기 바이오 투심 돌아온다
얼어붙은 바이오 투자 심리는 내년 하반기께 서서히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바이오 업계와 투자자로 몸닮은 경험이 그 근거다.
이대표는 “올릭스에서 CFO로 투자유치를 하던 시기가 2017년이었는데, 당시 여러건의 라이선스 아웃 딜이 반납된 상황이어서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그러다 그해 말부터 바이오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바이오테크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가 돌아왔던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릭스는 2017년 11월 성공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프리(Pre)IPO에 성공하고 이듬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20% 초과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큰 라이선스 아웃 딜이 많지 않아 자본시장의 기대감이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라며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라이선스 아웃 딜과 같은 성과를 내면 다시 투자자들이 돌아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싸다고 공모주 참여는 안돼
최근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보다 더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되는 바이오 기업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프리 IPO 밸류보다도 낮은 상황인데, 그는 희망밴드 하단에 결정됐다는 이유만으로 공모주에 참여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대표는 “희망밴드 하단보다 낮게 결정됐으니 하단까지는 (주가가) 가겠지라고 맹목적으로 투자를 하게 되면 오히려 소외돼 한동안 (낮은 가격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공모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고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초기에 매수하는 것은 좋지 않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모가 하단에서 상장 이후 공시나 IR자료 등을 보면서 진입하는 것이 좋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바이오 새내기주 가운데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샤페론(378800)과 인벤티지랩(389470) 정도고 대부분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는 해외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흐름을 익히길 권했다. 이 대표는 “개인 투자자는 특정 기업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며 “따라서 방향성을 봐야하는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어떤 영역이 주목을 받고,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국내에는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 보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gs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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