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대국민 사과 이후…생산 현장 안전 얼마나 개선됐나
기사내용 요약
[인터뷰] 윤홍식 한국노총 식품노련 SPL노조 위원장
"현장 안전 진단 수차례 이뤄져…개선도 빠르게 진행" 평가
효율적 인력관리 및 근무체제 변화에 대한 심층적 논의 필요성도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SPC그룹 계열사 SPL(평택공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여 지났다. 지난 10월 사고가 발생한 이후 SPC는 대국민 사과에서 안전 경영을 강화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키로 약속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전 사업장을 안전점검하는 등 후속 조치를 단행했다. 노조와 함께 근로환경TF(태스크포스)를 발족해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SPL의 근로 현장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현장 근로자들은 직접 그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까. 윤홍식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련 SPL노조 위원장은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현장 안전진단이 수 차례 이뤄졌고, 개선도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라며 "사측과 안전경영위원회가 노동자의 목소리에 적극 귀 기울이려 노력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SPC는 사고 직후인 10월 21일부터 지난 11월 말까지 약 40일간 총 28개 생산시설을 안전진단했다. 점검은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4개 외부 전문기관이 맡았다.
진단을 통해 SPC는 사업장마다 평균 10여 건에 달하는 필요 개선 사항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SPC는 연동장치(인터락), 안전 난간, 안전망, 안전 덮개 등을 추가 설치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등 관련 설비 확충과 프로세스 개선 조치를 약 90% 진행했다.
SPC는 안전진단 결과와 개선 방안을 안전경영위원회에 보고했다. 안전경영위원회는 진단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를 관리 감독한 뒤 최종 조치 결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SPL에선 노조위원장을 포함해 대표이사, 안전보건팀, 현장관리자가 매일 순회점검을 진행하는 등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 노동환경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윤홍식 위원장은 "최근 관리자들이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직원들의 스트레칭을 권장하는 등 직원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지난달 말 SPC안전경영위원회와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현장 노동자들은 "안전경영위원회가 외부의 객관적인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회사에 전달해 주니 신뢰가 간다"며 "안전에 대한 조치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노동환경에 대한 배려도 함께 이뤄질 수 있길 요청했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아직 회사와 노동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까진 사측의 조치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효율적인 인력 관리와 근무 체제 변화에 대해 심층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근무 체제를 예로 들었다. 근무 체제 변화를 두고 일부 직원은 임금이 더 높은 2교대를 선호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다 보니 심도있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윤 위원장은 "사고가 발생한 라인이 폐쇄돼 자신의 근무처로 복귀하지 못하고 다른 라인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많이 힘들어해 조속한 복귀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회사 측에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노동부로부터 가동중지설비에 대한 해제 조치가 이뤄졌지만, 회사가 여론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꺼번에 많이 변화하려다 보니 어떤 부분은 조금 늦어지기도 할 것"이라며 "회사와 노조가 함께 발족한 '노동환경TF'를 통해 이런 부분을 하나씩 풀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홍식 위원장은 소비자 불매운동과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근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SPL 현장 노동자가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회사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이야기를 쏟아내는 여론"이라며 "무조건적인 불매보다는 회사가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잘못된 점을 고쳐가며 성장한다면 근로자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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