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기업, 올해 이익 4% 늘때 이자 20% 급증···“흑자도산 우려”

김상범 기자 2022. 12. 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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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광고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올해 중소 제조 상장사들이 이익은 내는데도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흑자 도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674개 중소 제조 상장사의 분기별 부채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은 1조39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2780억원)보다 3.9%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자 비용은 5070억원에서 6100억원으로 20.3% 급증했다. 총부채도 22조5140억원에서 24조8680억원으로 10.4% 늘었다.

많은 기업이 흑자를 실현해도 고금리로 인해 늘어나는 이자와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경기 부진 탓에 재고자산 증가율도 작년 10.0%, 올해 3분기 15.6%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한상의는 “기업애로 사례를 분석하여 유형을 분류한 결과, 그동안 꾸준히 부채를 상환해 왔으나 최근 급격한 유동성 악화에 빠진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조치로 당장 고비를 넘겼어도 고금리 때문에 실질적인 부채상환 부담이 커진 기업도 많았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유예 제도를 시행 중이다. 그동안 4차례 종료를 연기했으나 금융시장의 부실을 우려해 내년 9월에는 종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업들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간 치솟은 금리에 경기 둔화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해준 제도가 종료되는 와중에 ‘흑자 도산’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올해가 금리 인상기였다면 내년은 고금리가 지속될 시기”라며 “이제 경제 상황을 고려한 금리 정책을 검토하고 법인세 인하, 투자세액 공제 등으로 기업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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