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만회해 드립니다”…2차 피해 유발하는 불법 금융투자업 성행

A씨는 ‘B스탁 손실보상팀’이라는 업체에서 과거 주식 리딩방으로 본 투자손실을 보상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업체 담당자는 “하반기에 상장이 확정돼있어 20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비상장주식 투자를 유도하고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면 며칠 내에 A씨에게 손실 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송금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업체의 설명에 현혹돼 비상장주식을 선입고 받고 업체가 알려주는 계좌로 20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A씨는 업체에게 손실보상 금액 입금을 요구했으나 업체는 주식을 매도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19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투자로 입은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하는 불법 금융투자업자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올해 제보와 민원을 통해 수집한 피해 사례 중 혐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입증자료가 확보된 36건을 수사 의뢰했다. 수사 의뢰 건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16.1% 늘었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제보, 민원 및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금융투자 혐의 사이트 및 게시글 456건을 적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온라인 게시글 차단 의뢰 등 조치를 취했다.

불법 금융투자업자들은 과거 금융투자로 손실을 본 피해자에게 전화나 카카오톡 등으로 접근해 투자 손실 보상을 미끼로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했다. 금감원은 불법업자들이 서로 과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투자종목, 손실금액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A씨의 사례처럼 투자를 권유하는 비상장주식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며 투자자들을 기망했다. ‘무조건 보상가능’, ‘선착순 손실보상’ 등의 문구를 사용했으며 금감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기관에서 손실보상을 명령했다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상장주식이 상장 진행 중인 것처럼 꾸미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화면 등 각종 자료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불법 금융투자업자들은 유튜브 등 증권방송을 통해 고급투자정보를 1:1로 제공한다며 유료 회원가입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허위의 자격증 및 조작된 투자성과를 보여주며 원금을 보장한다거나 손실이 발생했을 때 피해 보상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현혹했다.

금감원은 ‘단기간 고수익 실현’을 명분으로 사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설치를 권유하는 사례에도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설 HTS 화면상 고수익이 난 것처럼 허위로 표시해 피해자가 지속해서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거래 과정에서 계좌개설 비용, 세금 등의 추가 입금 등 비정상적인 요구를 하거나 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신속히 경찰에 신고하거나 금감원에 제보하라”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