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만기 못 채운 5명 중 4명 “이것 때문에 깼어요”

황지윤 기자 2022. 12. 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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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인출자 54%가 “주택 구입”, 27%는 “보증금 마련”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 5명 중 4명이 집값 때문에 만기를 채우지 않고 연금을 깬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5만5000명으로 2020년(6만9000명)에 비해 20.9% 감소했다. 이들이 중도 인출한 금액은 1조9000억원으로 1년 전(2조6000억원)보다 25.9% 줄었다.

중도 인출자 수와 금액 모두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4월부터 개정 퇴직급여법이 시행되면서 장기요양 목적의 중도 인출 요건이 강화된 영향”이라고 했다.

장기요양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허는 경우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진단서에 포함돼야 하고, ‘총 급여의 12.5% 이상을 의료비에 쓰는 경우’에만 퇴직연금 중도 인출이 가능해졌다.

자료=통계청

2020년까지만 해도 50대 이상은 장기요양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허는 비중이 가장 컸다. 하지만 작년부터 장기요양 목적 중도 인출이 확 줄자 집값 때문에 퇴직연금을 허는 비중이 커졌다. 작년 중도 인출자 81.6%가 집값 때문에 퇴직연금을 깼다. 주택 구입(54.4%) 또는 임차보증금 마련(27.2%)을 위해서였다.

연령별로는 중도 인출자 중 30대가 45.2%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40대(31%), 50대(13.9%) 순이었다. 20대만 유일하게 내 집 마련(40%)보다 임차 보증금 때문에 퇴직 연금을 깬 경우(45%)가 더 많았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한편 작년 퇴직연금 가입률은 53.3%로 2020년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회사 비율은 지난해 27.1%로 2020년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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