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유루증'을 아시나요?

서애리 2022. 12. 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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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건조한 바람에 의도찮게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눈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눈은 찬바람이나 건조해진 공기가 각막의 수분을 빼앗으면 눈물을 흘려보내 눈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게 돕는다. 그러나 항상 눈물이 가득 고여 있거나, 환절기 또는 겨울철에 유독 눈물을 자주 흘린다면, '눈물흘림증(유루증)'을 의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눈물흘림증이 더욱 심해진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눈물길이 닫히면 나타나는 눈물흘림증
유루증이라고도 불리는 눈물흘림증은 눈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꺼풀 밖으로 흘러넘쳐서 눈 밑이 젖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눈 속에 딱히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나고, 바람이나 먼지 등이 날리는 외부가 아닌데도 눈물이 맺히고 줄줄 흐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눈물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여 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항상 일정하게 분비되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해준다. 그러나 많은 양의 눈물은 눈 주변을 짓무르게 하는 등 각종 염증을 유발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이처럼 눈물흘림증은 대부분 눈물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난다.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눈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눈물흘림증으로 수술이나 시술받은 환자는 2016년 1만 명에서 2019년 1만 4,000명으로 점점 증가세를 보인다.

눈물흘림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영유아는 선천성, 성인은 후천성인 경우가 많다. 국내 신생아의 6~7%는 눈물길이 막힌 상태로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물길이 막힌 신생아는 대부분 눈물길 끝부분에 얇은 막이 있다. 생후 1년 이내에 80~90%가 저절로 뚫리는데, 생후 10~12개월에도 막혀 있다면 선천적 눈물길 폐쇄로 진단한다. 눈물흘림증이 있는 신생아를 방치하면 눈물길 안에 염증이 생겨 눈곱이 많이 끼고, 눈꺼풀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성인은 노화, 외상, 약물, 만성염증, 전신질환, 안구건조증, 각막염, 결막염, 눈꺼풀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중 한 가지만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 눈물길 주변 조직의 탄력이 떨어져 눈물길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물흘림증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게 되는 경우 눈물소관염이나 눈물주머니염, 눈물길의 영구적 폐쇄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 즉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구건조증과 노화가 눈물흘림증의 원인
성인 눈물흘림증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안구건조증이다. 많은 사람이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안구에 있어야 할 기름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도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이땐 눈이 건조해져 오히려 눈물을 더 많이 흘린다. 눈물이 흘러나오지만, 수분막이 생기지 않아 눈이 계속 건조한 상태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안구건조증은 마이봄샘 기능 장애 때문에 많이 생긴다.
마이봄샘은 눈꺼풀 안쪽의 피지선이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안구에 기름막을 만들어줘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게 한다. 마이봄샘 기능에 문제가 생겨 기름이 분비되지 않으면 눈물의 양과 구성 성분이 변한다. 마이봄샘에 염증이 있거나 아이라인 등의 반영구 화장 때문에 마이봄샘이 망가지면 기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한 안과병원에서 최근 3년간 눈물흘림증환자 4,440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60% 이상이 안구건조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가 노화이다. 눈물흘림증 역시 노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 눈물샘 기능이 떨어져 눈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안구 건조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눈물흘림증환자의 연령대별 비중은 20대 1.4% 30대 2.4% 40대 7.3% 50대 20.3% 60대 29.6% 70대 24.9%를 각각 차지해, 50대부터 급격히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에 자극 주는 환경 피하면 예방 가능
눈물흘림증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눈물길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눈물길이 막혀 있는지는 눈물길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눈물흘림증이 있으면 식염수가 들어갔을 때 코를 거쳐 입으로 넘어가지 않고 밖으로 줄줄 흐른다. 눈물길 폐쇄에 의한 눈물흘림이라면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눈물흘림증으로 발전하기에 앞서 눈물흘림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물흘림증을 예방하려면 눈 주위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컴퓨터나 TV와 같은 전자파는 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접해야 한다면 거리를 두고 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중간중간 눈의 피로를 반드시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눈을 보호하는 인공누액을 넣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기본이며, 장시간 눈을 쓸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눈에 자극을 주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3시간 이상 환기해 실내 환경을 청결히 관리하고, 습도를 약 40~60%로 유지하여 눈이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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