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시험' 주장에 軍 "준중거리미사일(MRBM) 평가 유지"

"한미 정보당국, 북한 미사일 개발 동향 종합 분석 중"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파이낸셜뉴스] 19일 군 당국은 "탐지 제원을 바탕으로 북한이 어제(18일) 발사한 것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란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엔 변함이 없다"며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 시험' 주장에 대해 탄도미사일 발사로 보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날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의 공개 보도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답하고 '북한의 이런 행동이 군사적으로 위협이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도 "북한이 공개 보도를 한 시점에서 그런 평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 분석 중"이라고 답변했다.

김 실장은 또 북한의 이번 MRBM 발사부터 군 당국이 탐지·분석한 비행거리·정점고도·최고속도 등 제원 가운데 일부만 제한적으로 공개하기로 한 데 대해선 "모든 군사정보를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우리의 모든 군사정보를 공개하는 건 적을 이롭게 할 수 있고 혼선이나 기만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개발 관련 동향에 대해 종합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19일 오전 북한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보도에서 자신들이 쏜 탄도미사일 도발을 국가우주개발국이 전날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며 몇 발의 '미사일'을 쐈는지에 언급하지 않은채 구형 '노동'(화성-7형) 미사일과 유사해 보이는 운반체 1발의 발사 장면과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했다는 서울과 인천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동창리에서 고각으로 쐈을 땐 서울·인천을 촬영할 수 없다"는 반론과 지난 수일간 북한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눈의 흔적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합참은 '전날 오전 11시13분부터 낮 12시5분까지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한 MRBM 2발을 포착, 이 탄도미사일이 약 500㎞ 가까이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2~3월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을 때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위성 개발로 위장했다'고 해석한 바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위성 발사용 로켓과 미사일은 탑재물은 각각 위성체와 탄두란 차이가 있을 뿐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MRBM과 기술적 측면에선 사실상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 당일 우리 군이 탐지 제원을 공개하면 북한은 통상 미사일 등 도발 당일에는 발표를 하지 않고 다음 날 북한 선전매체 등을 통해 이와 다르게 왜곡 보도해 한·미 당국의 탐지 능력에 의구심과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 도발에 대해 일본에서 탐지하는 제원이 대한민국보다 다소 부정확하다는 지적 속에서도 탐지 정보를 자국민에게 공개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정보 공개 및 국민 보호 차원에서 방위성이나 자위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북한 미사일을 쏠 때마다 즉각 탐지한 속도, 거리, 고도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비행거리가 500㎞였다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