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솔직한 목소리 냈다" IRA 선제 대응 `호평일색`

정부, 美 협상 채널 구축·소통
보조금 차별조항 문제점 부각

지난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의 서배너 '엔마켓 아레나'에서 진행된 기공식 2부 행사에서 조지아 지역주민들이 전시 차량을 관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가이던스를 수립할 계획인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가 전개하고 있는 IRA 대응과 소통이 미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니퍼 사파비앙 미국 수입자동차협회 대표는 최근 한국 정부의 IRA 대응에 대해 "즉시 문제를 부각시키고, 법 개정 필요성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며 "한국의 이 같은 미국 행정부·의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미 수입차협회와 회원사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 수입차협회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 도요타, BMW, 혼다, 벤츠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IRA 발효 이후 협회·회원사와 독일, 일본, 한국 등 대사관 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8월17일 법 발효 후 한 달이 채 안된 9월7일 미국 정부와 협상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16일부터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IRA 발효 전후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보다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는 평이 나온다.

현대차의 IRA 대응을 총괄하는 호세 무뇨스 사장은 "한국 정부와 국회의 미국 내 IRA 활동이 현대차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EU 등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더 적극적으로 IRA에 대응했고 이러한 노력으로 IRA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미국 정부에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도 IRA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전하며, 특히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집중해서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0월초 "미국 주요 동맹국들은 IRA에 분노하고 있다. 가장 반발하는 국가는 한국"이라고 보도했고, 블룸버그는 10월 "유럽과 일본 등의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보조금 차별 조항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유독 한국이 솔직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인센티브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도 해소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미국 재무부 가이던스 관련 의견서에 자동차·배터리·소재·에너지·철강 등 업계의 의견이 반영됐다.

국내기업들도 미국 재무부에 가이던스 관련 별도로 의견서를 제출하고, 중장기적 IRA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법 개정을 위한 활동과 동시에 내연기관차를 생산하고 있는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 2024년 중으로 전기차를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기차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등 IRA 내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들은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GM, 포드 등 자동차 기업들과 손잡고 미국내 배터리 생산 거점 구축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생산량·판매가에 따라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 현지 설비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내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인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설비 증설을 통해 대규모 세액공제와 함께 시장확보를 추진할 하고, 풍력 발전 타워 제조 기업인 CS윈드는 콜로라도주 육상풍력 타워 생산공장을 활용해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받을 계획이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