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하는 아르헨티나…“정치인들, 축구에서 배워야”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이 18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아르헨티나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등 현지 매체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의 우승이 확정되자 수백만명의 아르헨티나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수십만명이 인파를 이뤄 도시 중심부에 있는 오벨리스크를 향해 이동했다. 지하철과 버스 운행이 중단돼 사람들은 걸어서 이동했다.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의 고향 로사리오에서도 팬들이 광장에 모여 환호했다.
거리 곳곳에서 불꽃이 터지고 경적이 울렸다고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는 전했다. 팬들은 국기로 몸을 두르거나 국기를 손에 든 채 아르헨티나 응원가를 부르고 춤을 췄다. NYT는 “처음 보는 사람끼리 껴안고, 친구들은 키스를 나눴으며, 남자들은 울었다”고 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후안 파블로 이글레시아스(48)는 가디언에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다. 천국에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은 아르헨티나가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100%에 육박했다. 최근에는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현직 부통령이 부정부패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 아구스틴 아세베도(25)는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에 “아르헨티나는 경제적 롤러코스터 때문에 먹고살기가 어려운 나라”라면서 “하지만 (오늘 승리는) 완벽했다. 지금까지 고생한 모든 게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유주의 성향 대통령과 좌파 성향 부통령이 몇 달째 대화를 나누지 않고 야당은 조정보다는 균열을 부추기는 아르헨티나의 분열된 정치와 달리 아르헨티나 축구팀은 서로 신뢰하고 협력했다며 “정치인들이 선수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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