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told] 좌절하기엔 너무나 완벽했던 음바페의 '두 번째' 도전

한유철 기자 2022. 12. 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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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안 음바페는 우승에 실패한 후,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양 선수단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준우승이란 결과를 받아들이기에 그의 경기력은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이다.

'준우승'이란 결과가 본인에게 실패로 다가올지 몰라도 경기력만큼은 누구보다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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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킬리안 음바페는 우승에 실패한 후,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그렇기엔 너무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프랑스는 19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와 3-3 무승부를 기록, 승부차기 끝에 2-4로 패하며 두 대회 연속 월드컵 우승이라는 '대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경기가 펼쳐지기 전, 프랑스는 마치 '공공의 적'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이 '라스트 댄스'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도전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디디에 데샹 감독은 몇몇의 프랑스 팬들조차 아르헨티나를 우승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기 초반엔 그런 기세에 눌린 듯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잦은 실수로 위기를 초래했고 아르헨티나의 압박에 고전하며 기회를 창출하지도 못했다. 더욱이 리오넬 메시, 앙헬 디 마리아에게 연속으로 실점을 헌납하며 패배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후반전에 달라지기 시작했다. 빠른 전술 변화를 통해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첫 슈팅 후 공격에 활기를 찾았다. 그럼에도 점수 차는 좁혀지지 않았는데, 정규 시간 종료 10분을 남겨 놓고 '에이스' 음바페가 멀티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에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아르헨티나가 달아나면 프랑스가 쫓는 형국이었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대회에서 승부차기를 한 경험이 없던 프랑스에 비해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던 아르헨티나는 보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결국 프랑스는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한 아르헨티나와 달리 2명의 키커가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양 선수단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똑같이 무릎을 꿇고 얼굴을 바닥에 파묻었지만 프랑스 선수들의 감정은 좌절이었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감정은 감격이었다. 특히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이끈 음바페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 그는 골든 부트를 수상할 때도 전혀 웃지 않았고 기념 촬영을 할 때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음바페의 이런 텐션은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준우승이란 결과를 받아들이기에 그의 경기력은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기록을 경신했다. 우선 1966년 이후 처음으로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사나이가 됐다. 무려 56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또한 단 두 번째 도전 만에 8골로 골든 부트를 수상했고 월드컵 통산 득점을 12골로 늘렸다. 이는 '축구 황제' 펠레와 같은 수치였고 토마스 뮐러, 에우제비우, 위르겐 클린스만 등 무수히 많은 전설들을 순위표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럼에도 가장 놀라운 것은 그의 나이가 이제 만 23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2번에서 최대 4번까지 월드컵 출전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통산 득점 1위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일 듯하다.


음바페는 고개를 떨궜지만, 아무도 그에게 '실패자'라고 낙인찍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도 알 필요가 있다. '준우승'이란 결과가 본인에게 실패로 다가올지 몰라도 경기력만큼은 누구보다 성공적이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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