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낙마에서 2000억원 횡령까지…2022년 의학·바이오 주요 뉴스

김명지 기자 2022. 12.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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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코로나19 백신 도입됐지만 ‘생산 중단’
文케어 재정비 굵직한 현안에 횡령 사건도
한 방에 25억원 졸겐스마 등 초고가약 진입
의학은 물론 산업계도 후끈

코로나 팬데믹이 3년 만에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정부가 설 연휴를 전후로 실내 마스크의 단계적 해제를 준비하고 있다. 의학⋅제약⋅바이오 업계는 2022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마침내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나왔고, 한 방에 25억원에 이르는 초고가약도 국내에 등장했다. 횡령규모만 ‘2000억원’에 이르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횡령 사건도 있었다. 조선비즈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국내 의료계와 제약·바이오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뉴스1 DB

① 복지부 장관 후보자 줄낙마…백경란 질병청장도 사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정호영 경북대 의대 교수, 김승희 전 국회의원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100일 이상 복지부 장관이 공석이었다. 첫 후보자로 지목된 정 후보자는 자녀 의대 편입 특혜 논란(5월 23일),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 유용 의혹(7월 4일) 으로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까지 낙마하면서 후임 지명은 두 달 넘게 늦춰졌고,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10월에서야 장관 직무대행을 맡았던 조규홍 장관이 지명됐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업무 연관 주식보유 논란 등으로 취임 6개월여만인 이달 사의를 표명했다. 차기 질병청장은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이 취임했다. 지 소장은 윤 대통령과 죽마고우인 연세대 로스쿨 이철우 교수의 아내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스카이코비원)' 3~4차 추가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9.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②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허가와 생산 중단

SK바이오사이언스이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스카이코비원)’이 올해 6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코비원은 바이러스 항원과 유사한 모양의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 백신이다.

독감·자궁경부암 등 기존 백신에 쓰인 방식이어서 안전성이 높아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에게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올들어 기존 백신을 회피하는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초기 우한주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단가백신의 효용성이 떨어졌고, 결국 지난달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중앙연구소의 모습. 2022.4.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③ 오스템임플란트 2000억원 횡령사건

올해 1월 2000억원이 넘는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가 구속됐다. 이 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며 2020년 11월~2021년 10월 회사 자금이 들어 있는 계좌에서 본인 명의 증권 계좌로 2215억원을 15차례에 걸쳐 이체했다.

지난 12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모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범죄에 가담한 부인 박모씨에게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달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원주=뉴스1) 구윤성 기자 =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3일 오전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2.10.13/뉴스1

④ 건보공단, 46억원 횡령사건

국민이 내는 건보료를 다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재무 담당 직원이 수십억원을 횡령하는 일도 있었다.건보 재정관리실 채권관리 업무 담당자인 최 모씨는 계좌정보를 조작해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을 사용해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총 46억 2325만원을 빼돌렸다.

건보공단은 경찰에 형사고발을 하고 계좌를 압류했지만 대부분의 금액을 찾지 못한 상태다. 복지부는 특별감사로 기관경고와 상급자 3명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건보공단은 현금 지출 관리 담당 직원은 3년 넘게 연속근무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최 씨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⑤ 롯데판 ‘삼바’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롯데그룹이 올해 6월 130억원을 출자해 의약품 위탁생산(CMO)기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켰다. 롯데는 바이오로직스 설립에 앞서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있는 BMS 의약품 공장을 약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는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에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완제의약품(DP) 사업부장 출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로 이직한 직원을 상대로 ‘영업 비밀 침해 금지 및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부문장(사장)

⑥ 대규모 글로벌 M&A 봇물

코로나19 진단키트로 특수를 누린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올해 7월 약 2조원을 들여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글로벌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뤘다. 지난 10월엔 LG화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표적항암제 신약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 기업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약 8000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5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뉴욕 시라큐스의 BMS 공장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2월엔 OCI가 부광약품 지분을 인수하면서 부광약품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4월 11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약국 출입문에 코로나19 상비용 약으로 사용되는 감기약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2022.4.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⑦ 감기약 품절사태 따른 약값인상

감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되면서 해열진통제가 품귀 현상이 심해졌다. 특히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조제용 해열진통제가 유통되지 않으면서 일부 약국에서 건보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약을 분해해 조제하는 일도 벌어졌다.

겨울철 감기 환자 까지 겹치면서 이런 현상은 가중됐고, 정부는 이달부터 처방에 주로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650mg 18개 품목의 건강보험 상한금액을 1정당 50원에서 70~90원 수준으로 내년 11월까지 인상했다. 이 약값은 내년 11월 이후에는 일괄 70원으로 조정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중 하나인 '소아 척수성 근위측증' 치료제인 졸겐스마. 무려 20억원에 이르는 난치병 치료제로 8월부터 의료보험 급여대상에 적용돼 부담금이 6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 뉴스1 DB

⑧ 한 방 25억 졸겐스마 등 초고가약 건보 적용

세계 최초 카티(CAR-T) 세포 치료제인 킴리아,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 등 초고가 치료제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억’ 단위를 호가하는 초고가 치료제가 앞으로도 급여권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초고가 치료제 급여관리를 위한 중장기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초고가약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운영에 들어갔다. 내년부터 초고가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입원중인 서울아산병원 18층 VIP입원실 전경.

⑨ 아산병원 간호사 뇌출혈 사망

올해 7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 당시 뇌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의사가 병원에 없었던 탓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됐지만, 끝내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국내에서는 필수의료 지원 대책이 급물살을 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공청회를 열고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중증 응급질환을 포함해 고위험 산모, 소아청소년 진료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필수의료 지원대책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곧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공청회에서 기조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022.12.8/뉴스1

⑩ ‘필수의료 확충’ 내건 윤석열 정부의 ‘문케어’ 지우기 본격화

지난 7월 감사원이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케어’ 시행 이후 건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보건복지부 감사결과를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새 정부의 관련 정책 정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의료 서비스 보장을 정리해, 필수의료 확충을 하겠다는 건강보험 새판 짜기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을 넘게 쏟아 부었지만, 정부가 의료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문케어를 직격 비판하기도 했다. 야권은 이를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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