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카시, 하원의장 자격있다” 당내 반대파 단속 나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시작되는 미국 의회 새 회기에서 하원의장을 노리는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친트럼프’로 분류되는 일부 극우 공화당 의원들이 매카시 대표의 하원의장 선출을 반대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극우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케빈은 매우 열심히 했다. 그는 (하원의장 자리에)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가리켜 “매우 강력하고 능력있다”며 “모두가 원하는 것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대파 의원들을 가리켜 “대부분이 친트럼프 인사”라며 “나는 당신들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한 이후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내 극우 성향 의원들이 주축인 ‘프리덤 코커스’의 견제를 받아왔다. 현재까지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맷 게이츠(플로리다) 하원의원 등 5명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전체 의석 과반인 218표를 획득해야 한다. 공화 222석-민주 213석으로 단 9표 차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가 많아지면 매카시 원내대표의 하원의장 선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의원들에 경고한 것은 매카시 원내대표 선출 불발 시 제기될 수 있는 정치적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한 공화당의 내분이 격화되거나 매카시 원내대표를 대신해 민주당 표를 끌어올 수 있는 당내 온건파가 하원의장이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입지도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반대파 의원들에 직접 전화를 걸어 ‘매카시 지지’를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2015년 공화당 내부의 반대로 존 베이너 대신 폴 라이언 의원이 하원의장에 선출된 사례를 언급하며 “베이너도 완벽하지 않았지만 라이언은 공화당에 재앙이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 자주 갈등을 빚은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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