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초지능 사회의 플랫폼, 문화기술(CT)
(지디넷코리아=강한결 기자)"정부는 콘텐츠, 문화예술, 저작권, 스포츠, 관광 분야의 연구개발 기능을 문화체육관광기술진흥센터로 일원화하여 디지털 혁신과 분야 간 융합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로만 보던 문화기술을 직접 보니 더욱 실감 나고 앞으로 미래 대한민국 문화기술의 경쟁력이 기대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K-컬처가 전 세계로 확장되고 전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도록 문화기술이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임을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인사말이다. 디지털 문화산업의 근간은 문화기술이다. '무한한 문화기술의 세계로(The Infinite CT)'를 주제로 2022년 문화기술 성과전시회가 열렸다. 문화기술과 산업의 융합을 통해 K-콘텐츠를 넘어 K-컬처까지 미래 가능성을 확장하는 문체부와 콘진원의 R&D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은 문화와 기술을 결합하여 문화콘텐츠의 기획, 상품화, 미디어 탑재, 전달 등 기획부터 유통까지의 모든 가치사슬에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문화적 요소가 체화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무형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또, 문화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되는 기술도 포함된다. 문화산업은 문화상품과 문화서비스, 미디어로 구성되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류 확산과 국부 창출의 성장동력으로 콘텐츠산업의 문화기술은 인문·사회·과학 분야와 융합된 특성을 보유하며 창의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문화기술은 기술 자체만으로는 상품화되기 어려우며, 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문화콘텐츠를 통해 막대한 파급효과를 창출한다. 제작/표현에 비중을 둔 ICT 기술뿐 아니라, 창작활동과 문화향유를 촉진하기 위한 기획, 소비, 확산 등 문화콘텐츠 전 단계를 포괄한다.
필자는 이틀간 열린 전시 기간에 16일 참관했다. 메타버스, 증강현실, 미디어파사드 등 혁신적인 연구개발 결과물을 비롯하여 개발된 기술적 성과를 활용해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을 융합해온 사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회는 콘텐츠·관광·저작권·스포츠 분야까지 확대된 문화기술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무한의 상상, 기술의 연결, 문화의 확장, 내일의 변화까지 총 4개의 테마로 연결했다.
'무한의 상상관'에서는 미디어아트를 통해 상상이 현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2020두바이엑스포(2021.10.~2022.03.)에서 선보인 '한국 : 입체적 상상' 전시에 참여한 이지위드의 플렉시블 LED 조각보 콘텐츠와 전 세계 미디어아트 시장을 흔들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최고점으로 금상을 수상한 디스트릭트의 WAVE를 다시 만났다.
'기술의 연결관'에서는 K-콘텐츠의 신기술을 선도해온 한국과학기술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개발한 기술과 발전하는 문화기술을 접했다. KIST의 홀로그램 기반 증강현실 플랫폼, ETRI의 실시간 양방향 메타버스 체험 플랫폼, KETI의 가상인간 제작을 위한 다목적 방송 스튜디오 플랫폼 등 가상의 세계를 현실화한 대표적 기술들을 경험했다.
'문화의 확장관'에서는 기술과 문화가 결합한 융합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사인 리얼디자인테크의 '자전거 피트니스', 닷밀의 'be mystic trailer' 미디어아트 전시 등 콘텐츠·관광·저작권·스포츠 분야까지 확장된 문화기술 콘텐츠가 전시됐다.
'내일의 변화관'에서는 문화기술의 무한한 세계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한 감정표현이 가능한 아바타 생성 기술을 보유한 엔진비주얼웨이브의 '디지털 휴먼', 에이펀 인터렉티브의 3D 버추얼 캐릭터 아티스트 '아뽀키'가 전시됐다.
20여 년 전, 정부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6개의 첨단기술을 선정했다. 이를 6T라 일컫는데 IT(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 BT(생명공학기술, Biology Technology), NT(나노기술, Nano Technology), ET(환경공학기술, Environment Technology), ST(우주항공기술, Space Technology) 그리고 CT(문화기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부터 5년 단위 법정계획으로 3차에 걸쳐 '문화기술 연구개발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한다. 이제 2023년이면 4차 계획의 첫해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 분야 R&D의 특허, 사업화 등 기술적, 경제적 성과는 국가 R&D 평균 대비 2~3배 높은 수치다. 한류 확산과 맞물려 콘텐츠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이 단순한 일상의 변화와 기술‧산업의 발전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혁신의 기본이 되는 새로운 체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대변혁이고 과거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20세기 후반 미국의 정보화 혁명에 이은 '디지털 혁명'의 시점에 있다.
이제 초연결·초지능의 사회다. 게임플레이어 행동 예측을 통한 게임 개발 활용, 자율주행차를 위한 가상·증강형 멀티유저 콘텐츠, 비대면 유튜브 공연, 5G 기반 라이브 합주, 블록체인 기반 사진 공유와 거래 플랫폼 등 문화산업의 창작-유통-소비 환경은 새로운 지평을 맞이할 시점이다. 문화기술은 콘텐츠와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가 신기술과의 융합으로 표현‧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한국문화를 K-콘텐츠로 확산한다. 공감의 테크놀로지로 문화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글 = 이창근 칼럼니스트·예술경영학박사
강한결 기자(sh04kh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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