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걸친 검은 망토 뭐길래…"입지 말았어야" 뜨거운 논쟁 왜

[카타르 2022]

리오넬 메시가 조국 아르헨티나를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가운데, 시상식서 메시가 입은 검은 망토의 의미가 눈길을 끈다.

19일(한국시간) 외신에 따르면 메시는 이날 시상식서 특별한 순간을 맞이했다. 메시가 팀 동료들과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전통적인 세리머니 직전,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검은 망사 재질의 가운(로브 robe)를 메시에게 입혔다.

국왕 본인이 입은 전통의상과 비슷한 것이었다. 이 망토는 현지에서 비슈트(Bisht)로 불린다. 카타르 등지에서는 특별한 날만 입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 비슈트에 대해 "결혼식같은 격식을 갖춘 행사 때 입는 것이고 서양의 턱시도와 비슷하다"며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상징하고 관료나 성직자들이 주로 입는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상식이 이른바 메시의 대관식으로 불린 만큼, 카타르는 이 순간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온 걸로 풀이된다. 해외 누리꾼은 "아르헨티나의 10번 선수(메시)가 황제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메시가 아니라 주최국 카타르를 위한 아이템이라고 평가했다. 아랍 이슬람 문화권의 전통의상을 입은 축구스타가 월드컵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이 연출돼서다.

카타르는 단 한 장면을 통해 자국 문화와 왕정체제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때문에 이슬람권에 거부감을 가진 누리꾼들은 메시를 향해 "입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카타르의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연장전까지 3대3으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4대2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는 1978년, 1986년 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월드컵 제패에 성공했다. 페널티킥과 필드골 각각 하나씩 총 두 골을 넣은 메시는 이 경기 POTM(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메시는 이 대회에서 무려 5번 POTM에 선정됐다.

메시는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16강전, 8강전, 준결승전, 결승전까지 잇따라 POTM으로 선정됐다. 게다가 월드컵 토너먼트 모든 단계에서 빠짐없이 골을 넣고, 전 경기 POTM을 받은 선수는 메시가 유일하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