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경제 ‘숲’ 외면한 野 법인세 인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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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법 개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또한, 법인세율 인하가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은 경제 현상에 대한 정치적 이념의 과잉이다.
법인세율 인하가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실제 사례도 있다.
부자 감세라는 '나무'를 둘러싼 갑론을박을 지양하고,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숲'을 보면서 법인세율 인하를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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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내년도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법 개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핵심은 최고 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것인데, 야당의 ‘초부자 감세’ 주장으로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
우선, 법인세율 인하가 ‘부자 감세’라면, 그동안 세계 각국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지난 10년간 미국 등 G5 국가들은 법인세율을 7.2(nil) 인하했고, OECD 회원국은 2.20xa 낮췄다.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한 국가들은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킨 무능한 정부라고 봐야 할까? 주요국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것은 부자 감세 목적이 아니라, 자국 내 자본 유출을 막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임은 자명하다.
또한, 법인세율 인하가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은 경제 현상에 대한 정치적 이념의 과잉이다.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자, 창출한 가치의 공유를 위한 ‘도관(매개체)’으로 기능한다. 법인세율 인하는 주주와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되며, 협력업체 등 많은 중견·중소기업들도 그 혜택을 보게 된다. 법인세 최고 세율을 1(nil) 낮추면, 중소기업의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은 3.30x3 커지고, 고용은 4.0% 늘어난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다.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면, 민간 활력이 증진돼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는 상당히 많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는 법인세 인하가 투자·생산성·임금·소비자후생에 긍정적인 연쇄효과를 미치며, 이를 ‘교과서적 정론(textbook economics)’이라고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법인세율을 3(nil) 낮추면 설비투자는 장기적으로 11.9% 늘고, 실업률은 1.67%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KDI는 GDP가 3.4% 올라간다고 밝혔다. 법인세율 인하가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실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이던 2009년에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렸는데, 상장사들의 투자 규모가 2009년 52조3000억 원에서 2010년 65조2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미국도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내렸는데,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까지 G5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법인세 경쟁력이 높아지면 국가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외국인들의 설비투자가 확대된다. 외국인 설비투자는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장기 플랜에 입각해 추진되므로, 법인세제 등 투자 대상국의 제도적 유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이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린 2018년부터 4년간 외국인 설비투자는 연평균 31억8200만 달러 줄었지만, 우리보다 법인세율이 낮은 OECD 주요 17개국은 27억5700만 달러 늘었다. 높은 법인세율이 외국인 투자의 장애물이 됨을 보여준다.
내년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얼어붙으면서 1%대의 초저성장이 예견된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초대형 충격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최저 수준이다. 기업들의 수익성 감소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그만큼 심해질 수밖에 없고, 투자와 고용은 위축될 우려가 크다. 부자 감세라는 ‘나무’를 둘러싼 갑론을박을 지양하고,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숲’을 보면서 법인세율 인하를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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