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는 “OK” FIFA는 “NO”...월드컵결승 때 금지된 영상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상으로 지지호소 계획 무산
“단합 이끄는 축구정신 상실”
FIFA “너무 정치적이라 안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월드컵 결승전에서 영상을 통해 러시아의 침략 중단과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려고 한 계획이 무산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개최국 카타르는 영상 상영을 지지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상영을 막았다”며 “FIFA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축구 정신을 상실했다”고 규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FIFA는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에 앞서 영상 메시지를 상영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 FIFA는 영상 메시지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CNN에 전했다. FIFA는 경기 중이나 경기장에서 정치적 구호를 외치거나,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정치적·종교적 의미의 문구 또는 이미지가 담겨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CNN은 FIFA 측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타르 측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성명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별도로 배포한 영상에서 “월드컵은 각기 다른 나라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누가 최강자인지를 화력이 아닌 공정한 경기를 통해, 전장이 아닌 잔디 위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 각국 의회를 비롯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그래미상 시상식, 칸 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곳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고, 자국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