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우크라戰 와중에 日 중고차 러시아 판매 급증한 이유

일본에서 러시아로 중고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과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신차 생산을 중단하자, 러시아에서는 고성능의 일본 중고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본 도야마현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중고차 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배, 수출액은 3.4배 늘었다. 동해에 접한 도야마현에는 일본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정기 화물선이 운행되고 있다. 러시아로 중고차를 수출하는 일본 최대 거점이다.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오사카세관의 산하 후시키세관지서에 따르면 통상 도야마현에서 러시아로 중고차 수출 대수는 연간 약 4만~6만대이고 수출액은 250억~400억엔 정도다. 하지만 올들어 10월까지 수출 대수는 8만5521대, 수출액은 1040억엔(약 998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중 8만5456대(1039억엔)가 러시아로 수출된 것.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았다.

도야마현의 이미즈시에서 30여 년간 러시아에 중고차를 수출한 파키스탄 국적의 나와브 알리 베람(60)는 요미우리에 “이렇게 주문량이 많은 건 처음”이라며 놀라워 했다. 월 50~100대였던 수출 대수가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인 올 3월 이후 300대로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일본도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런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건, 일본이 대 러시아 자동차 수출을 규제하면서 대상을 600만엔(약 5760만원) 이상 자동차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일본 엔화보다 높아지면서 러시아 소비자 입장에선 일본 중고차가 예전보다 싸진 측면도 있다.

일본은 일정 금액 이상의 자동차 판매만 규제하는데 그 빈틈에 중고차 판매가 대수 기준으론 전년보다 70%, 금액 기준으론 240%가 늘어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일본의 중고차 판매 매출 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