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올 검색어 1위 ‘기후변화’...“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3월 탄소중립 기본법이 관심 자극
식목일 등 낀 4월 검색량 치솟아
구글 홈피 ‘충격적 위성사진’도 한 몫
“아이, 이렇게 좋은 소식이 있다니 행복하네요. 사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MZ(밀레니얼+Z세대)’라는 키워드가 유행했듯이 ‘기후변화’뿐 아니라 환경 관련 키워드들이 점점 늘어나길 바랍니다”
구글코리아에서 집계한 올해의 한국 최다 검색어 1위를 ‘기후변화’가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은 홍다경 지구시민연합 청년동아리 지지배(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기후변화에 공감대가 높아졌다는 게 수치로 증명됐다는 데에 국내 관련단체도 크게 반기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이 사회에서 크게 높여졌다는차원에서다.
올해의 검색어는 지난해와 비교해 검색량이 급증한 검색어를 의미한다. 매년 사용자들이 입력하는 수십억 건의 검색어에 대한 통계로서 특정 지역과 기간의 중요 이슈와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기후변화에 이어 올해 종합 순위권에 든 검색어는 올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초단기 강수 예측’,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이태원 사고’ 등이었다.
기후변화가 1위를 차지한 만큼이나 시간에 따른 검색량 추이도 극적이었다. 올해 내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 4월에만 검색량이 치솟았다. 반면 검색어 2위와 3위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초단기 강수 예측’의 경우 좀 두달 여에 걸쳐 보다 완만한 상승 곡선이 나타났다.
4월은 기후변화를 저지할 활동이 늘어날 수 있는 특별한 달이다. 5일에는 식목일, 22일에는 지구환경보호를 위한 ‘지구의 날’이 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부터 지구의날을 기점으로 1~2주를 온·오프라인상에서 기후변화주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52번째 지구의 날을 맞은 올해는 22~28일이 기후변화주간이었다.
올해 4월로 좁혀보면 국내외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질 만한 계기들이 있었다. 기후변화의 관련 검색어 중에는 ‘IPCC 6차 보고서’가 있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난 4월 5일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하려면 전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30년까지 43%, 2050년까지 84%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이전과 달리 개인의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수요관리’ 항목이 담겼다. 공급 변화 없이 건축 환경과 인프라 개선을 비롯한 수요 측면에서의 조치만으로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0∼70%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채식을 하는 등 식단을 바꾸거나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등의 개인의 노력도 언급됐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이 정비됐다. 정부가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 3월 25일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개정 시행됐다. 이 법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는 것을 비전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탄소중립녹색성장전략을 수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14번째로 2050 탄소중립 이행을 법제화한 나라가 됐다.
하바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탄소중립 기본법 시행이 시민들과 기업들에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신호탄이 됐을 수 있다”며 “기존의 녹색성장 기본법과는 다른 내용이 많이 들어 있어 4월에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구글 자체의 홍보 효과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구글의 경우 기념일이나 행사, 업적, 인물 등을 기리기 위해 그에 맞는 로고인 ‘구글 두들’을 홈페이지 메인에 내걸고 있다. 올해 지구의날을 맞아 구글은 홈페이지 메인에 ‘구글 두들’을 아예 없애고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진 지역의 위성 사진을 GIF 파일로 내걸면서 다. 1986~2020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산, 2000~2020년 그린란드의 빙하, 2016~2017년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1995~2020년 독일의 하르츠 숲 등의 모습이다.
이같은 구글의 파격이 기후변화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켜 검색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노출에 따라 검색량이 급증했다는 점은 기후변화 활동가들에게는 양면적인 신호다. 홍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일상에서의 기후변화 자체로는 공감대를 일으키기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탓이다.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대표는 “6~8월 서울 시내가 강남이 잠기는 등기후재난이 닥쳤을 때에도 기후변화 검색량이 늘었다면 사람들이 (일상과) 기후재난을 연관짓기 시작한다고 생각했을 텐데 4월에만 관심이 집중됐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홍보, 포털에서 노출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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