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걱정은 가라...마음껏 먹는 ‘달걀의 창조’
탱탱한 흰자·퍽퍽한 노른자 식감 90% 구현
대두·녹두·단호박·쌀가루로 만든 ‘스위트에그’
지방·열량 낮추고 소화 잘돼 노인·환자에 제격
내년 상반기엔 ‘삶은 달걀 형태’ 제품 출시도
“노른자가 없는 달걀, 떡볶이 국물이 들어있는 달걀은 어떨까”
자칭 ‘달걀에 진심’인 식품영양학과 대학생들과 요식업자가 한 데 모인 푸드테크 스타트업 메타텍스쳐의 문주인 대표(CTO)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기존의 축산업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식품 개발하는 데서 시작했으나 기능뿐 아니라 맛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던 이들의 친환경 사업 행보다.
1인당 연간 소비량 270알. 국제달걀위원회(IEC)가 추산한 우리나라의 달걀 소비량이다. 비교적 저렴한 값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맛있는 단백질원이지만, 채식주의자에게는 망설여지는 선택지가 바로 달걀이다. 알레르기가 있거나 콜레스테롤 섭취가 꺼려지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탓에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어진 대체 달걀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한 리서치 업체(KSI)는 식물성 달걀 시장은 2020년 1억4793만달러에서 2027년 7억9135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메타텍스쳐는 이미 상용화된 식물성 달걀과 차별점으로 ‘맛’을 꼽는다. 해외 식물성 달걀 시장은 비건(Vegan·고기, 우유, 달걀 등을 전혀 먹지 않는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자)이라는 확고한 수요층이 있기 때문에 맛과 질감보다는 원료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스크램블에그 등 서구식 달걀 조리법에 맞춰 식물성 분말이나 전란액 형태가 주를 이룬다. 달걀을 주로 부치거나 삶아 먹는 아시아권의 수요가 문 대표의 공략 대상이다. 그는 “달걀이 조리법에 따라서 식감이 완전 달라지는데, 삶은 달걀의 탱탱한 흰자와 퍽퍽한 노른자를 어떤 식재료로 구현할 수 있을지 오래 연구했다”며 “저희는 훨씬 더 맛있는 식감과 풍미를 구현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식물성 달걀들이 밀가루나 전분 등을 주재료로 해 빵이나 쿠키 등과 비슷한 식감을 낸다면, 메타텍스쳐의 식물성 달걀인 ‘스위트에그’는 콩을 활용했다. 색을 고려해 흰자는 대두, 노른자는 녹두를 중심으로 쌀가루, 단호박 등이 들어간다. 여기에 더해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달걀과 비슷한 식감을 맞춰냈다. 실제 삶은 달걀 대비 스위트에그의 물성과 탄성 등을 90% 이상으로 맞춘 뒤 이후에 맛 평가를 받았다.
시작은 2018년 채식을 주제로 열린 대학 식품전시회였다. 식품공학이나 식품영양학 전공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회에서 콩고기를 출품해 호평을 받았던 문 대표는 “대체식품이 식품산업의 미래 방향성”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과 식당을 운영하던 지인이 의기투합하면서 메타텍스쳐가 시작됐다. 군 복무를 마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 지난 한 해에만 창업경진대회 등에서 16차례 수상했다.
비빔밤에 달걀을 다섯 개씩 풀어 먹을 정도로 달걀을 좋아했던 이들은 흰자와 노른자를 따로 제작하는 식물성 달걀의 특성을 십분 살려 다양한 실험을 이어갔다. 가장 큰 화두는 ‘달걀에 노른자가 들어있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문주인 대표는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는다거나, 부칠 때에 치즈를 넣는 등 달걀은 다른 음식들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며 “노른자 대신 다른 양념을 넣은 상품도 향후에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양적인 보완도 가능하다. 단백질 함량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되 지방이나 열량을 낮추고 콩 자체에서 오는 고유한 비타민군은 살리는 식이다. 식물성 재료만 들어가다 보니 소화가 쉬워 노인이나 환자들이 먹기에도 더 좋다는 설명이다. 단백질 섭취를 중시하는 이들을 위해 단백질 함량 두배로 늘린 달걀도 염두에 둔 아이디어 중 하나다.
우선 메타텍스쳐는 스위트에그를 공급해 샌드위치나 샐러드 재료로 쓰이는 ‘에그마요’ 형태로 가공하는 방식으로 위탁생산(OEM)을 하고 있다. 달걀 껍데기를 일일이 까서 흰자와 노른자로 선별하는 공정이 생략돼 단가도 저렴해졌다. ‘채식이 더 비싸다’는 인식을 깨는 것도 문주인 대표의 목표 중 하나다. 이어 자체 생산 공장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에는 삶은 달걀의 형태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수출도 적극 타진 중이다. 기존의 달걀보다 더 긴 유통기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달걀의 유통기한은 한달 가량이지만 스위트에그의 경우 흰자가 2개월, 노른자가 4개월이다. 조류독감(AI) 걱정도 덜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문주인 대표는 “달걀의 영역을 저희가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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