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 IRA 수혜주 옛말됐나…현대차·기아 주가 계속 빠진다
부진한 코스피에서 나름 방어주(株)로 꼽히던 현대차와 기아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축소, 환율 하락 등의 영향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우호적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가 가시화돼야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19일 오전 10시45분 현대차는 전 거래일 보다 4500원(-2.77%) 하락한 1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는 장중 15만7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기아도 같은 기간 동안 1600원(-2.5%) 내린 6만2600원을 기록 중이다.
완성차 업체 뿐만 아니라 부품 업체들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현대모비스(-2.18%), HL만도(-3.86%), 에스엘(-2.41%), DN오토모티브(-1.74%),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04%) 등도 내리고 있다.
완성차·자동차 부품주 등은 지난 3분기까지 환율 상승 수혜주, 경기방어주로 꼽히며 주가가 상승해왔다. 지난 3월 16만2000원까지 하락했던 현대차 주가는 9월2일 20만35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7.27%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로 호실적도 달성했다. 지난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2분기 이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환율 효과로 영업이익이 641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침체 공포가 짙어지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전기차 시장 수요를 가늠해볼 수 있는 테슬라도 중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수요 부진을 고려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의 생산량을 약 20%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아직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한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고 있어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 9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으나 내년엔 1100원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가 인상, 인센티브 축소, 믹스 개선 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으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며 "내년 증익을 위해선 판매량 성장이 얼마나 나타나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법안(IRA)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은 'IRA 가이드북'을 발표했는데 미국에서 최종 조립한 제품에 한해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와 같이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은 미국의 지원금 혜택을 받기 어렵다.
증권가는 내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올해보다 약 4~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로나19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로 인한 수요 증가, 공급망 차질 개선 등이 이뤄질 것으로 봐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여부가 내년 2분기 완성차 수요 회복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기차 전환 기조, 자율주행 상용화 등의 투자효과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미국 전기차 판매대수가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IRA 적용, 유예와 관련한 다양한 불확실성이 변수로 존재하나 글로벌 기준에서 봤을 때 이미 보조금은 축소단계에 진입해 주가의 부담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긴 힘들다"고 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내년 완성차 시장은 공급망 차질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2024~2025년 전동화 투자의 효과, 주요 시장의 전동화 전환, 자율주행 상용화 전략이 가시화되는 등 전환 투자의 효과 기대가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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