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부탁이야 제발 긴장감있게 괴롭혀줘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MBC 토요 예능 '놀면 뭐하니'가 박창훈 PD 체제로 1년을 보냈다.
'놀면 뭐하니'를 만든 김태호 PD가 MBC를 떠나면서 박 PD가 맡은 이 프로그램의 앞날을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워낙 전설적인 김 PD의 뒤를 잇는 부담 속에 박 PD의 1년은 김 PD의 공백을 지우기 위한 고군분투의 한 해였다.
최근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은 4~6%로 김 PD가 떠나기 전보다 다소 하락한 상황이지만 주말 저녁 예능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음악 예능인 WSG워너비 장기 프로젝트가 차트 올킬 1위곡을 만들어 내고 높은 화제성속에 마무리되면서 전임 김 PD의 음악 예능 프로젝트 못지않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김 PD가 혁신을 추구했다면 박 PD는 수성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기보다 '놀면 뭐하니'와, 그 전신이라고 할 수도 있는 '무한도전'의 여러 인기 포맷들을 재시도하는 방식으로 안정을 추구했다. 재탕이라는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놀면 뭐하니' 팬들 중에는 '무한도전'의 에피소드들을 그리워하는 수도 상당해서 평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놀면 뭐하니'는 WSG워너비 이후 살짝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를 유지하던 시청률이 현재는 주로 5%대에 머물고 때로는 4%대로 내려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도 채널 경쟁력을 좌우하는 2049 시청률이 동시간대는 물론 토요일 예능 전체에서 1위를 자주 차지하고 있어 치명적인 위기로는 느껴지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는 분위기다.
이 기간에 이이경과 박진주가 새 고정 멤버로 합류하고 캐릭터를 잡아갔기에 역시 평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이전 메인 MC 유재석과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만으로는 멤버 수가 다양한 포맷을 풍성하게 다뤄보기에는 좀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그러하다.
방송에서도 언급했듯 박 PD가 방송에 등장하는 연출을 '재미 없다'고 비판하고 이를 '놀면 뭐하니'의 현재 시청률 혼조 상황과 연결하는 시각들도 있다. 하지만 박 PD의 어리숙한 캐릭터에 적당한 재미를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고 이런 긍정적 시각은 굳이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PD의 출연을 부정적 요인으로 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놀면 뭐하니'의 경쟁력에 특이점을 찾을 수 있는 좀 더 명확한 지표는 최근 등장했다. 지난달 19일 '우당탕탕전원탑승' 에피소드가 방송된 후 17일 다시 이 포맷이 반복된 일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지난달에는 3시간 내에 서울 곳곳에 있던 멤버 전원을 유재석이 자신의 집에서 출발한 차에 태워야 하는 미션이었다. 17일에는 서로 단편적인 위치 정보만 갖고 차량의 위치를 먼저 찾는 멤버가 다시 다른 출연진들을 태우는 시간이 4시간 주어지는 방식으로 더 진화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방송은 단일 회차로 마무리됐지만 이번에는 다음주(24일)까지 2회분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우당탕탕전원탑승'은 왜 한달만에 재소환되고 회차도 늘어났을까. 이 에피소드는 앞선 지난달 방송분이 6.8%를 기록, 확연히 튀는 시청률 상승을 보여줬다. 이 회차 앞뒤로 총 5개 방송분 시청률은 4.8-5.0-6.8-5.0-5.2%의 추세였다.
이어 이번 17일 방송분도 6.1%를 찍었는데 앞선 2회차 시청률은 5.2-4.7%였다. '놀면 뭐하니'는 새 멤버 구성을 확정한 이후 상황극이나 '놀뭐복원소' 같은 추억과 감동의 에피소드 등 '무한도전'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지는 다양한 포맷을 선보였지만 시청자들이 가장 뚜렷하게 반응한 경우는 '우당탕탕전원탑승'같은 형식의 예능이었다.
'우당탕탕전원탑승'과 다른 포맷의 차이는 긴장감이다. 시간 제한을 두고 미션을 수행하는 포맷은 시간은 줄어드는 가운데 멤버들의 미션 수행이 뜻대로 안되는 순간들에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만든다.
'우당탕탕전원탑승'처럼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포맷은 '놀면 뭐하니'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극대화한다. '놀면 뭐하니'는 오프닝에 '부탁이야 제발 괴롭혀줘'라는 문구를 새겨 놓았다. '멤버 괴롭히기를 통한 재미 창출'을 꾀한다는 의미인데 멤버들의 괴로움은 시간에 쫓길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잔잔한 재미나 감동이 있던 다른 포맷들에서는 이런 텐션을 만날 수 없었고 시청률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놀면 뭐하니'가 상승세로의 반전을 꾀하고 싶다면 결국 '텐션있는 멤버 괴롭히기'가 가능한 포맷을 연구하고 시도해야 할 듯싶다. 박 PD의 2년차 갈 길은 일단 뚜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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