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국민의힘` 아니라 `용산의힘`이라 불러야 하나…예산 협상 尹心에 헛바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민의힘' 아니라 '용산의힘'이라 불러야 하느냐"면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면 (내년도 예산안이) 바로 처리되는데 윤심(尹心)에 헛바퀴만 돌았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법인세를 1%포인트 인하한다는 김 의장의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협상할 만큼 했고, 양보할 만큼 했다"며 "양치기 국회라는 오명 속에 민생을 위해 먼저 결단한 건 야당"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측은 전날인 18일 가진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예산안이 헌법 처리 시한을 넘겨 안타깝다는 말만 했다"며 "약자감세는 없고 눈속임 예산안을 편성한 이들이 할 말이 아니다. 당정협의에서 예산안 논의도 하지 않았다는데 명령만 하면 된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박 원내대표는 "대체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국회의) 예산심의권에 개입해 지연시킨 당사자가 누구인가. 여당에 전권을 주지 않은 채 주문만 하는 기만적이고 무책임한 모습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막고 있다"며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진정 국정에 무한책임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대통령 심기경호에만 쩔쩔매지 말고 즉각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채근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도 "조속히 본회의를 열어 의장 중재안이든, 민주당 수정안이든, 정부 원안이든 예산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국민의힘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 자리에 없었다. 49재 대신 축제 현장을 찾아 술잔을 든 채 웃음 지었다"며 "그 빈자리 메운 것은 시민들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파에도 희생자의 안식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자 이태원 1번출구를 다시 찾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장조사, 기관보고, 청문회 등의 일정을 소화하려면 갈 길이 멀다"며 "전혀 별개인 예산과 이태원 참사를 묶어 초부자 감세는 관철하고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는 집권당의 나쁜 의도를 국민은 모두 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의 절규를 외면하고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려고 해서도 안된다"며 "여당은 특위에 조속히 복귀해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