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OTT 드라마 지각변동 [2022 총결산-방송]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2년에도 K드라마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OTT(스트리밍 서비스) 와 토종 OTT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K드라마들이 쏟아졌고, 많은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올 한해는 다양한 장르의 K드라마들이 선보여지면서 장르의 다변화가 이뤄졌으며, 토종 OTT들의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약진을 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9월 공개돼 글로벌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올해 미국 프라임타임 에미상 및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 총 6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면서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 K드라마의 성과를 엿볼 수 있게 했다.
◇ '오징어 게임'의 멈추지 않은 수상 러시
올해 '오징어 게임'은 국내외 주요 시상식에서 30여개가 넘는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 글로벌 흥행의 여운이 이어갔다. 국내에서는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 연출상(황동혁), 예술상(정재일) 등 3관왕의 영예를 안았으며, 해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한국 최초의 기록들을 써내려갔다.
먼저 올 초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극 중 오일남 역을 연기한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에서는 정호연이 여자배우상, 이정재가 남자배우상, 그리고 그 해 최고 액션 연기가 담긴 작품과 배우들에게 주는 TV시리즈 최우수 스턴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27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이정재가 드라마 남우주연상을,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다수의 해외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많은 주목을 받은 '오징어 게임'.
이러한 '오징어 게임'의 수상 러시는 미국 방송계 아카데미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최고 권위 시상식 에미상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 9월 열린 제74회 에미상(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배우 이정재가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각각 차지했다. 이외에도 '오징어 게임'은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 이유미가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 게스트상을, 채경선 김은지 김정곤이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을, 임태훈 심상민 김차이 이태영이 스턴트 퍼포먼스상을, VFX(Visual Effect·시각효과) 팀이 스페셜 비주얼이팩트상을 받는 등 올해 에미상에서 총 6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 K드라마의 위용을 뽐냈다.
◇ 글로벌 OTT들의 공격적인 K드라마 제작
'오징어 게임'의 흥행 열기는 올 한 해 더 다양한 K드라마들이 글로벌 OTT에서 소개되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에 넷플릭스에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안나라수마나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블랙의 신부' '모범가족' '수리남' '글리치' '썸바디' 등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상륙한 디즈니+(플러스)에서는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사운드트랙 #1' '키스 식스 센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형사록' '3인칭 복수' 등이 소개됐다.
장르의 다변화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좀비 사태를 그린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범죄를 다루는 법정물 '소년심판',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범죄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 더불어서 디즈니+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K드라마들이 선보여지면서 어느 한 장르나 플랫폼에 치중되는 양상을 지워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배우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박지후, 윤찬영, 조이현, 로몬, 유인수 등 어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금 우리 학교는' 출연 후 대중들에게 인상을 강하게 남기면서 앞으로의 성장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한 '소년심판'에서는 배우 이연이 큰 주목을 받았다. 1995년생 여자 배우인 이연은 '소년심판'에서 남중생 소년범 역을 맡아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는 열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또한 '썸바디'에서는 신인배우 강해림이 파격적인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 글로벌 OTT의 K드라마, 전년 대비 흥행엔 아쉬움 남겨
장르의 다변화를 이끌어낸 글로벌 OTT의 K드라마들이었지만, 흥행적인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 'D.P.' '지옥' 등을 글로벌 흥행시켰지만, 올해에는 전년 등장했던 작품들의 관심을 뛰어넘는 K드라마는 탄생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글로벌 주간 순위 1위에 올라 3주 연속 정상을 지켰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소년심판'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도 전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주간 순위에서 1위 등을 기록했지만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왕좌를 내줬다. '수리남' 역시 1위 기록을 한 주만에 내주면서 지속적인 흥행을 이끄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외의 작품들도 글로벌 흥행 측면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거둬야 했다.
디즈니+의 경우 신생 OTT의 특성상 다양한 K드라마들을 선보였다. 다양한 해외 국가에서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글로벌 흥행 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 토종 OTT 오리지널 시리즈들의 약진
글로벌 OTT들의 K드라마들이 지난해에 비해 아쉬운 성적들을 거둔 가운데,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들의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국내에서 흥행하며,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티빙은 올해 '내과 박원장'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돼지의 왕' '괴이' '장미맨션' '유미의 세포들 시즌2' '개미가 타고 있어요' '욘더' '몸값'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공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채우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돼지의 왕' '괴이' '몸값' 등은 작품성과 흥행 및 화제성 면에서 모두 의미있는 성적들을 거뒀다. 특히 '몸값'은 공개 첫 주부터 역대 티빙 오리지널 중 시청UV 최고치를 달성했고,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및 시청UV에서 2주 연속 1위를 달성하는 등 남다른 흥행 추이를 보였다.
웨이브에서도 '청춘블라썸' '위기의 X' '약한영웅 Class1'이 선보여진 가운데, '약한영웅 Class1'은 웨이브 유료 가입자 견인 1위에 올랐고, 화제성 부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외에도 쿠팡플레이는 '안나' '유니콘' '복학생' 등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였고, '안나'로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만족한 만한 성과를 거뒀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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