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1억원 더 비싸요”… 아파트로 번지는 ‘깡통전세’ 주의보

최온정 기자 2022. 12. 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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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급매물이 늘면서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비싼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통상 매매계약이 잘 체결되지 않는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 비(非)아파트 주택에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사례가 나오는 편"이라면서 "최근에는 아파트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일부 단지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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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급매물이 늘면서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비싼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주로 빌라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깡통전세’ 현상이 최근에는 아파트로 번지는 모습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1억원 더 비싼 사례도 나타났다.

19일 조선비즈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리치고에 의뢰해 최근 3개월(9월 13일~12월 12일) 동안 전세·매매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진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의 거래내역을 조사한 결과,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사례가 491건 확인됐다. 직거래 등 이상거래를 제외한 결과다.

1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뉴스1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10단지동아서안임광(516가구)은 지난 10월 31일 전용 153㎡ 전셋값이 9억원(12층)을 기록했다. 같은 달 21일 동일면적이 8억원(12층)에 팔렸는데, 불과 10일 만에 1억원 비싼 가격으로 전세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경의중앙선 일산역 바로 앞에있는 이 단지는 고양신일 초등학교를 끼고있는 ‘초품아’ 아파트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지난해 전용 153㎡가 10억원에 팔리는 등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시장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급매가 속출하자 전셋값보다 싼값에 팔리는 사례가 나왔다.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역경남아너스빌(592가구)은 지난달 22일 전용 84㎡ 아파트가 4억1500만원(18층)에 팔렸다. 같은 달 15일 체결된 동일면적 아파트 전셋값 4억9000만원(24층)보다도 7500만원 저렴하다.

입주 물량이 쏟아졌던 인천에서도 전셋값이 매맷값을 뛰어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부평구 십정동 백영아파트(206가구)는 지난달 30일 전용 60㎡가 1억8700만원(21층)에 팔렸는데, 종전 전셋값 3억원(10월 24일, 5층)보다 1억1300만원 저렴하다. 동구 송현동 솔빛마을주공1차(2711가구) 전용 47㎡도 지난달 19일 종전 전셋값 2억2000만원보다 4900만원 저렴한 가격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방에서는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깡통전세’ 가능성이 커졌다. 포항시 북구 득량동 포항이동삼성 아파트(758가구)는 전용 101㎡가 지난달 10일 2억4100만원(4층)에 팔렸다. 한 달 전에 전세계약을 맺은 동일면적 아파트 전셋값 2억7300만원(20층)보다 3100만원 싼 가격이다. 구미시 옥계동 현진에버빌엠파이어(1378가구)에서도 지난달 23일 전용 92㎡가 3억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종전 매매가격 2억6300만원보다 4200만원 비싸다.

리치고 관계자는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전셋값-매맷값 격차가 1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까지 등장했다”면서 “공급물량이 쏠렸던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추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했다.

전셋값과 매맷값의 차이가 크지 않은 오피스텔과 빌라(다세대·다가구)의 깡통전세 우려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AI·공간데이터 전문 기업 빅밸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체결된 오피스텔 전세계약 중 전세가율이 100% 이상인 사례가 964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립·다세대주택에서 체결된 전세계약 중에서는 1만5317건이 전세가율 100%를 넘겼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통상 매매계약이 잘 체결되지 않는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 비(非)아파트 주택에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사례가 나오는 편”이라면서 “최근에는 아파트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일부 단지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그는 “아파트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 도입 등 정부의 대출완화 정책이 수반되면 전셋값 역전현상이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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