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포인트 상승하면 수도권 아파트값 '5.77%' 하락

정영희 기자 2022. 12. 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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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발표된 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특별호에 따르면 시장금리 1%포인트 상승 시 전국 아파트 가격은 8분기 동안 5% 이내로 하락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보다 취약한 서울 제외 수도권 지역과 지방광역시의 변동폭이 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사진=뉴스1
시장금리가 1.0%포인트 오를 때 전국 아파트 가격은 8분기에 걸쳐 5%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최근 부동산시장 현황 및 향후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주택 매매가격 급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시장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 상승은 지역과 상관없이 아파트 가격의 하락을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시장금리 1.0%포인트 상승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8분기 동안 전국 아파트 가격을 최대 4.57%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아파트 가격 하락률 누적반응은 수도권(-5.0%) 서울(-3.4%) 지방 5대 광역시(-2.85%) 순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택시장 구조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2018년 이후 기간을 별도 분석한 결과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전체기간 대비 다소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8년 1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시장금리 1%포인트 상승 충격은 8분기에 걸쳐 전국 아파트 가격을 최대 5.04% 하락시켰다.

지역별로는 수도권(-5.77%) 지방 5대 광역시(-5.73%) 서울(-3.37%) 순으로 큰 하락률을 보였다. 보고서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아파트 시장이 금리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탓에 서울에 비해 하락폭이 더욱 넓게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집값 20% 하락 땐 부채 대비 총자산 4.5배→3.7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금리 상승이 가속화되고 차주의 이자 부담도 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에 국내 주택 시장은 가격 고점 인식과 함께 추가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수요위축과 거래절벽이 심화함에 따라 매매가격 급락 문제를 맞닥뜨렸다.

금리 상승에 따라 주택가격이 내려가는 경우 자금조달비용이 늘고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민간 소비와 경기 위축 등의 결과로 이어지며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실제로 9월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20% 하락 시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부채 대비 총자산배율과 부채 대비 순자산배율이 각각 4.5배 및 3.5배(2022년 6월 말 기준)에서 3.7배 및 2.7배로 줄어든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신 위원은 "금리 상승 외에 현재와 같이 경기둔화, 고인플레, 고환율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 주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고 전했다. 향후 국내·외 인플레 상황이 장기화해 현재까지 예상되는 기준금리 경로보다 인상 기조가 연장된다면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며, 이는 가계소비 위축이나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 부채의 부실화 등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동산경기 위축과 미분양 물량 확대로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부동산업, 건설업체 등 관련 업종 전반의 연쇄 부실화 가능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를 비롯한 비은행권 중심의 자금경색이 심화하고 있다"며 "사업장과 금융업권별로 전반적인 부실 위험 점검과 채권시장안정펀드 확대 등 자금조달시장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 채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하락 흐름이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장기 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은 미미한 것으로 내다봤다. 1980년대 일본에서 발생한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는 변동성이 높은 상업용 부동산 버블 붕괴에 기인했지만, 국내의 경우 가계 부채와 연계된 주택시장의 문제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신 위원은 "국내 주택시장은 일본식의 급격한 버블붕괴를 통한 장기침체로 전이되기보다 완만한 형태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며 장기간에 걸쳐 부진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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