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불확실성 대비 총력…닮은꼴 '생존 전략'
현대차·GM·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협력 고삐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전 속도
인재 확보·기술 경쟁력 제고 위한 산학협력 활발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갈수록 고조되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생존전략 짜기로 분주하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달라질 시장 환경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배터리 소재 확보전에 앞다퉈 뛰어드는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배터리 업체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 "뭉쳐야 산다" 배터리 3사, 車 업체와 '배터리 동맹' 경쟁 후끈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7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방한 중인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BMW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해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과 BMW 양사 협력 모델은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의 차세대 배터리를 BMW에서 개발하는 신형 전기차에 탑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실제 이날 이재용 회장은 BMW 경영진 미팅에 앞서 삼성SDI의 첨단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차 '뉴 i7'을 살폈다.
삼성SDI는 이재용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지난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2013년 출시된 BMW 최초 순수 전기차 'i3'를 시작으로 'i8'(2015년), 'iX·i4'(2021년) 등 BMW가 출시하는 친환경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2014년을 기점으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소재를 비롯해 협력 범위를 전기차 기술 개발 분야로 넓힌 양사는 2019년 약 4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장기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배터리 3사 가운데 완성차 업체와 '합종연횡'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일본의 혼다 등 이미 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미국 내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GM과 이차전지 생산 JV인 얼티엄셀즈 1공장은 가동을 시작했다.
특히, 얼티엄셀즈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로부터 25억 달러(약 3조27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계약을 완료하며, 대규모 장기 투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SK온은 현대자동차(현대차), 미국의 포드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현대차그룹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공장에 2025년 이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SK온은 포드와 총 10조2000억 원을 투자해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연간 총 129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생산기지 3개를 구축한다.
◆ IRA '악재' 아닌 '기회'로…배터리 3사, 핵심 소재 '탈 중국' 속도
IRA 대응을 위한 배터리 자원확보 경쟁도 한창이다.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서명으로 시행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FTA)를 맺은 나라에서 생산·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구축을 위해 캐나다와 미국, 호주, 유럽 광물업체와 잇달아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와 황산코발트 7000t·수산화리튬 25만5000t을 공급받기로 한 데 이어 미국 리튬 생산업체 컴파스 미네랄이 2025년부터 7년간 생산하는 탄산·수산화리튬의 40%, 호주 라이온타운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t 등을 확보했다. 지난 10월에는 호주 시리와 천연 흑연 공급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SK온 역시 호주 레이크소스에 지분 10%를 투자, 2024년 4분기부터 10년에 걸쳐 리튬 23만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호주 글로벌 리튬과 MOU, 스위스 글렌코어와 코발트 구매 계약, 포스코홀딩스와 MOU, 칠레 SQM과 리튬 장기구매 계약 체결 등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도 지난 2020년부터 호주 광물업체 QPM으로부터 6000t의 니켈을 공급받고 있다.
◆ 계약학과 설립 등 인재확보 위한 산학협력 활발
인재 육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와 산학협력을 맺고, 계약학과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KAIST, 독일 뮌스턴 대학,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등 국내외 대학·기관들과 차세대 배터리 관련 집중 연구개발(R&D) 과제를 설정해 연구하는 공동 연구센터 FRL(Frontier Research Lab)도 설립해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포항공대(POSTECH)와 배터리 소재·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협력체계를 구축했다.
SK온과 삼성SDI 역시 서울대, KAIST, POSTECH, 한양대와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 등 다수 대학과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설립하는 등 배터리 인재 양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가팔랐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최근 시장 안팎에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유리한 시장환경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배터리 동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與 '당원투표 100%' 추진에 비윤 반발…'윤심' 향배 주목
- 삼성전자, '갤럭시S23' 출시 앞두고 '절치부심'…자체 AP 등장할까
- 확 달라진 서울시 예산…오세훈, 공약사업 실탄 '두둑'
- 로스트아크 만든 스마일게이트, 인디 게임 축제 열자…가로수길 '후끈' [TF현장]
- [강일홍의 클로즈업] 임영웅, 2022년 가장 빛난 솔로 가수 '우뚝'
- [기대작-'영웅'(상)] 안중근의 마지막 1년, 스크린에 펼쳐진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실적 내세워 4연임 도전할까…주가 회복은 과제
- 서병수, '전당대회 경선 규칙' 바꾸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 '소선거구 폐지하라!' 정치 개혁 목소리 낸 청년 정치인들 [TF사진관]
- 김남국, 양향자에 '가구향리폐'…"은혜를 원수로 갚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