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선배의 한마디가 후배들의 이미지를 만든다

나유리 2022. 12. 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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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퇴 선수 A의 발언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여러 곳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개인사업자인 프로야구 선수들이 세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또다른 은퇴 선수가 최근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도 내년에 소득세를 내기 위해서 일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전에는 은퇴를 하면 지도자가 되거나, 아니면 개인 사업 등 일반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야구 선수 출신 방송인'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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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허구연 총재와 수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09/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근 은퇴 선수 A의 발언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여러 곳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개인사업자인 프로야구 선수들이 세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또다른 은퇴 선수가 최근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도 내년에 소득세를 내기 위해서 일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는 조금 더 직설적으로 "90억원을 받으면 45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된다. 누가 45억원을 세금으로 내고 싶겠나. 내가 벌었는데, 내가 왜 내냐. 진짜 아깝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또 재계약이 불발된 LG 트윈스 류지현 전 감독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그가 출연한 방송은 공중파나 야구 구단 채널이 아닌, 한 연예인의 개인 채널이었지만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커뮤니티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왔다. '경솔한 발언'이라는 의견이 상당수였고, '솔직히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은퇴한 야구 선수, 스포츠 스타들의 미디어 노출이 굉장히 잦다. '트렌드'라고 부를 만 하다. 실제로 이승엽, 박용택, 심수창 등 유명 은퇴 선수들이 모여 진지하게 야구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었고, 그밖에도 골프 예능,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채널, 연예인들의 개인 방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은퇴 선수들이 자주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야구팬으로써는 반길 일이다. 예전에는 은퇴를 하면 지도자가 되거나, 아니면 개인 사업 등 일반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야구 선수 출신 방송인'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은퇴를 한 이후에도 선수들을 근황을 알 수 있고, 또 현역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매력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 자유롭지 않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야구 선수들 혹은 야구계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만큼은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 비록 지금은 현역 선수가 아니고, 공식적인 야구인 신분이 아닐지라도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영원히 뗄 수 없다. 왜냐하면 은퇴 선수의 발언이 곧 현재 활동하고 있는 후배들의 이미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은퇴한 선수들이 개인 사생활로 크고 작은 '사고'를 쳤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돌아갔다. 현역 선수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중은 '야구선수'라는 집단 전체를 비난하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화살은 야구계 전체를 향한다.

아마 은퇴 선수 A의 발언에 공감하는 야구계 구성원들도 많을 것이다.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들 역시 세금을 웃으면서 기분 좋게 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언제,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아무리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할지라도 수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된 이상, 마치 전체를 대표하는 하나의 거대한 화두를 던지는 셈이 돼버린다.

지금 KBO리그는 어떻게 하면 팬들의 식은 열기와 관심을 끌어올리느냐가 최대 과제다. 선수들의 연봉이 올라가고, 초대형 계약이 펑펑 터지면서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 '만년 적자'인 KBO리그는 인기까지 예전같진 않다. 그래서 리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마저 리그의 인기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미 프로야구의 심각한 위기를 절감하는 이들이 많다. 은퇴 선수들이 자유롭고 다양하게 길을 열어가는 것은 충분히 환영받되 이런 위기 상황에서 자칫 말 한마디가 분위기를 싸늘히 식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유념해야 한다. '이제는 나와 상관 없는 곳'이라기엔 꼬리표가 너무 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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