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피해 우려에 날개 없이 추락하는 현대차·기아 주가

정해용 기자 2022. 12. 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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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주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RA법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하는 전기차는 보조금(세액 공제)을 받지 못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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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52주 신저가 기록
백악관, 국내 자동차회사 요청 외면
현대차그룹 美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 겪을 듯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주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RA법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하는 전기차는 보조금(세액 공제)을 받지 못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들어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IRA 법의 영향을 받아 주가가 급락해왔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7만원대 중반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15만원선까지 내려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 5월 2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환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뉴스1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6일 16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 17만1500원(이하 종가 기준)이던 주가를 고려하면 반 개월 만에 주가가 5.2%(9000원) 하락했다. 19일 오전에는 전거래일보다 5000원(3.08%) 급락한 15만7500원(9시30분 기준)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3일 15만8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지 4거래일만이다.

기아도 이달 들어 주가가 6만2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1일 6만8600원이던 주가는 16일 6만4100원까지 내렸다. 하락률은 6.5%(4500원)다. 이어 19일 오전에는 전거래일보다 2.81%(1800원) 하락한 6만2300원(9시30분 기준)에 거래 중이다. 지난 14일 기록한 52주 신저가인 6만1800원에 가까운 주가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미국 IRA의 직격탄을 맞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조립된 전기차를 구매할 때 신차는 최대 7500달러(약 975만원),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약 52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현대기아차처럼 전기차 모델의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은 미국의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앞서 지난 15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IRA 가이드북’을 발표했다. 가이드북에는 보조금 지급과 인센티브 신청 자격 등이 안내됐는데 전기차를 구매할 때 세액공제 요건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제품에만 신청 자격을 줬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부품의 경우에도 북미 지역 생산‧조립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어야만 신청 자격이 주어졌다.

GM이 7500달러의 보조금(세액 공제)을 모두 받으면 쉐보레 이쿼녹스 SUV는 3만달러 선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 보조금을 받지 못한 아이오닉5의 판매 가격(4만7450달러)보다 1만 달러 이상 낮다.

그래픽=손민균

금융투자업계는 IRA 법의 영향이 북미 지역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시장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재편되고 있고 특히 이 중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면 향후 기업 이익 축소와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6월 말) 기준 현대차의 전체 연결 영업이익 중 40%가 북미 법인에서 발생했다. 코로나19 이후 현대차 글로벌 판매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중심으로 이뤄졌던 결과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 팀장은 “IRA법 개정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도 “다만 (최종 법안이) 국내 자동차 회사들에게 유리하게 바뀌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법안으로 인해) 현대기아차는 보조금을 못 받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된다”라며 “단기적으로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어 (차량 할인 등) 인센티브 증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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