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IRA 적극 대응에 美 수입자동차협회도 "큰 도움 됐다"

이태성 기자 2022. 12. 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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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박세연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부터),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최형두 국회의원이 4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윤관석 위원장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간사, 최형두 의원,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구성된 IRA 정부·국회 협상팀은 이날부터 3박5일 일정으로 위싱턴DC를 방문해 미국 행정부 및 상·하원 의원 등 IRA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2022.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수입자동차협회 제니퍼 사파비앙(Jennifer Safavian) 대표는 "한국 정부가 IRA 이슈에 매우 빠르게 대응했다"며 "한국 정부는 즉시 문제를 부각시키고, 법 개정 필요성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했고 한국의 이같은 미국 행정부 및 의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미국수입자동차협회와 우리 회원사들에게 매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정부 활동 현대차에 큰 도움"
미국 수입자동차협회는 현대차·기아는 물론 폭스바겐, 도요타, BMW, 혼다, 벤츠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IRA 발효 이후에는 협회 및 회원사와 독일, 일본, 한국 등 대사관 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정부의 선제적 활동이 조명받은 것이다.

정부는 IRA 발효 전후 EU 등 다른 나라보다 발빠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법 발효 후 한달도 되기 전인 9월 7일 미국 정부와 협상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9월 16일부터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또한 국회와 함께 IRA 법 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미 FTA 정신을 강조하며, 한국산 전기차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현대차의 IRA 대응을 총괄하는 호세 무뇨스 사장(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COO)도 "한국 정부와 국회의 미국 내 IRA 활동이 현대차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EU 등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더 적극적으로 IRA에 대응했으며, 이러한 한국의 노력으로 IRA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미국 정부에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 및 국회가 다양한 경로로 미국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접촉해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설득력 있게 전달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좀더 효과적으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언론 역시 IRA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전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0월 "미국 주요 동맹국들은 IRA에 분노하고 있다"며 "(IRA에) 가장 반발하는 국가는 한국"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1"유럽과 일본 등의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보조금 차별 조항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유독 한국이 솔직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와 국회의 대 미국 '아웃리치'는 현대차 등 한국기업들의 활동과 시너지를 내며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친환경 자동차 세액 공제 3년 유예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 발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부, 국내 기업들이 IRA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정부는 미국을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 활동과 동시에 유관 업계와 수시로 소통하며, 국내 기업들이 IRA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IRA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리스크 대응과 함께, 잘 드러나지 않은 IRA 내의 기회요인을 찾아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정부는 미국 정부와는 공식 협의체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차별적 내용이 해소되도록 설득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밀한 대응전략을 수립해 왔다.

(서울=뉴스1)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민관합동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2.11.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IRA가 미국 상원을 통과한 직후인 8월 11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자동차, 배터리 등 유관기업들과 긴급회의를 열었으며, 8월 25에는 이창양 산업자원부 장관이 국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만나,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아울러 더 긴밀한 협의를 위해 자동차·배터리·에너지 업계 및 관계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민관 합동 TF'를 구축했다. 특히 정부는 선제적으로 IRA 세부 조항들을 분석해, 기업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미국 진출 기업들이 IRA의 인센티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신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유용한 정보들을 얻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산업부의 설명회를 통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기업들이 획득할 수 있는 인센티브는 물론 준비해야 될 사항까지 상세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더해 기업들의 인센티브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도 해소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 가이던스 관련 의견서에도 자동차·배터리·소재·에너지·철강 등 업계의 의견이 종합적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 정부와 보폭 맞추며 IRA 대응책 마련에 총력
국내기업들도 미국 재무부에 가이던스 관련 별도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한편, 중장기적 IRA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부와 보폭을 맞추며 대응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 기아는 법 개정을 위한 활동과 동시에 내연기관차를 생산하고 있는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 2024년 중으로 전기차를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등 IRA 내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들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GM, 포드 등 자동차 기업들과 손잡고 미국내 배터리 생산 거점 구축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IRA 배터리 광물 및 부품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IRA의 투자 및 생산 세액공제를 최대한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생산량 및 판매가에 따라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 현지 설비를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내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인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설비 증설을 통해 대규모 세액공제와 함께 시장확보를 추진하고, 풍력 발전 타워 제조 기업인 CS윈드는 콜로라도주 육상풍력 타워 생산공장을 활용해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받을 계획이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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