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톡!] "윤명진 디렉터 없다고 불안하세요?"
지난달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온라인 쇼케이스 '2022 DNF 뉴 던'을 열고 1인 디렉터 체제에서 3인 디렉터로 변경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는 모든 걸 주도하던 윤명진 디렉터가 네오플 대표이사로 내정됨에 따라 나온 결정이었죠. 윤 디렉터의 뒤를 이을 3명은 이원만 총괄 디렉터,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였습니다.
지금까지 던파는 한 명의 디렉터가 도맡아 새로운 시즌과 업데이트를 주도하며 이끌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변경된 체제는 유저들에게도 생소한 상황입니다.
어느 게임이든 디렉터가 변경되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이 디렉터도 이를 아는 듯 12월 첫 업데이트인 상급 던전 개편과 함께 공지로 유저들에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유저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역시 디렉터가 추구하는 비전입니다. 선계와 아처 같은 신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방향이 보이는 건 아니죠. 이번에 세 디렉터와 인터뷰 기회를 얻어 던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던파는 지난 17년 동안 1인 디렉터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3인 디렉터 체제로 변경하게 된 계기와 업무에서의 장점이 궁금합니다.
총괄 디렉터, 라이브 및 콘텐츠 디렉터 체제는 2018년 개발본부로 승격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윤명진 총괄 디렉터는 특별히 유저분들께 많은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따라서 윤 총괄 디렉터가 유저분들과 소통을 맡았던 것입니다. 현재는 총괄 디렉터가 바뀌면서 3인 디렉터 모두 유저들과 소통을 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고 유저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디렉터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가령 콘텐츠 디렉터의 경우 주로 파밍 단계에 따른 콘텐츠의 설계나 세부 퀄리티까지 챙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각종 지표를 체크해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이벤트 및 유료화를 투입해야 하는 등의 의사결정을 함께 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동시에 두 가지 역할을 같이 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모두 챙기려다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는 치명적인 단점이 발생합니다.
이는 라이브 디렉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영역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디렉터를 둠으로써 각자의 영역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각자의 영역의 전문성을 갖고 가게 되면 성향이 다른 두 전문 집단 간의 의견 대립이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서로를 조율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총괄 디렉터를 두어 단점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윤명진 디렉터의 뒤를 잇게 되면서 부담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각자 심정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7월에 PC 던파의 부 본부장으로 부임을 하게 되면서 걱정이 들었습니다. "윤명진 디렉터보다 소통이 미흡해 실망하시지 않을까"였습니다. 유저들께서 윤 디렉터를 매우 사랑해 주셨기 때문이죠. 그래서 거듭 윤 디렉터에게 유저분과 계속 소통을 이어가 주시기를 요청드렸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월에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네오플 전체 디렉터가 됐습니다. 더 이상 PC 던파에만 집중하기 어렵게 됐죠. 광야에 홀로 선 것 같은 기분입니다. 미흡함이 많고 부담감은 상당하지만 최선을 다해 유저분들과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Q. 이번 시즌의 방향성 변화는 없을 것이라 했지만 디렉터가 변경된 만큼 우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디렉터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나요?
정책 연속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장이 바뀐다고 해서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꿔버리면 피해는 오롯이 유저들이 떠안게 됩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대격변이 있었습니다. 저도 7월부터 PC 던파로 완전히 이동해 파밍 구조를 다듬고 이스핀즈, 개전, 바칼 레이드와 같은 상위 파밍 던전들이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저는 이미 윤명진 디렉터와 함께 합을 맞춰서 일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향성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유저분들이 많이 우려하시는 하드 리셋은 절대 없습니다.
기존 건물이 낡았다고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면 건물을 이용하시는 고객들에게 큰 혼란을 줍니다. 혁신이나 변화는 결국 유저를 위한 것입니다. 유저에게 불편을 주는 혁신과 변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변화하지 않으면 게임은 서서히 가라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모순이나 불합리한 점들은 유저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큰 청사진을 그리고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Q. 던파 페스티벌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사냉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냉광, 용암굴 3형제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명은 일반적으로 비판, 또는 해학의 의미로 불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먼저 비판의 의미로 불리는 점은 저희가 유저들께 미흡함이 있다고 생각하고 내부에서 철저히 반성하고 개선을 할 생각입니다.
만약에 해학이나 친근함의 의미로 불린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게임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원부터 디렉터까지 유저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앞으로 별명이 비판의 의미보다 친근함의 표현으로 점점 변화할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하겠습니다.
Q. 윤명진 디렉터는 자신의 모험가 명성을 공개해 플레이하고 있음을 어필한 바 있습니다. 디렉터들의 모험가 명성 혹은 콘텐츠를 어디까지 경험해 봤는지 궁금합니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현재 명성은 4.2이고 바칼 레이드까지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에이징 커브 이슈로 인해 상위 모험가 여러분들 정도의 실력은 안되어서 로우 라이프(아칸) 세팅을 착용하고 그린 파티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현재 명성은 4.2입니다. 저 역시 바칼 레이드까지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현재 4.3을 조금 넘겼습니다. 이 인터뷰가 나갈 때쯤이면 더 올라있겠네요.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했고, 지금은 매주 바칼 레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Q. (이원만 총괄 디렉터에게) 오즈마와 카잔 스토리를 메인으로 하는 프로젝트 AK가 공개됐습니다. 추후 다른 스토리(아간조와 록시, 그림 시커 교단 등)를 다룬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던파 외의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제가 답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던파 내에서 본다면 시나리오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인원도 많이 충원한 상태입니다. 던파 내에서 외전 스토리 등으로 풀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이원만 총괄 디렉터에게) 던파 페스티벌 2부 'BGM 콘서트' 반응이 좋았습니다. 주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전적으로 유저들께 사랑받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유저들의 호응이 좋다면 진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신다면 고심해 보겠습니다.
Q. (이원만 총괄 디렉터에게) '아라드 주민센터', '정준도 성캐랑 중계', '던.잘.알' 등 다양한 공식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던파는 배너나 영상 광고 효과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트렌드가 언제 또 변화될지 모르나 현재는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게임 인구가 많고 유입률도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신규나 귀환 유저분들을 정착시켜서 게임의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연장시켜야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종합 게임 스트리머들은 던파에 애정이 높지 않습니다. 유저들의 스트리머 호불호도 갈립니다. 그래서 "내부 직원이나 던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던파맨들을 섭외해 소통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고 진행하기 사작했습니다. 유저들께서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시즌을 이어 계속하고 있습니다.
Q.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에게) 애니메이션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진행했는데 최근 소식이 뜸합니다. 더 이상 진행 계획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규모가 큰 IP 컬래버레이션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내부에서 판단하길 도트 퀄리티도 매우 뛰어나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모험가들께 소개드리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남 귀검사 및 여 격투가 도트 환원 작업이나, 최근 업데이트된 바칼 레이드, 레기온 던전의 볼륨감을 우선 순위에 두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IP들과의 제휴가 상대적으로 덜해진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진행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휴 업무가 서로 간의 검수나 확인 작업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빠른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항목인 만큼 모험가 여러분들이 만족할 만한 퀄리티로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이겠습니다.
Q.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에게) 오래전 '아라드 홈쇼핑'에서 선보였던 장미 칼 아바타 광고 영상이 참신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2편을 제작해 볼 생각은 없나요?
모험가분들이 좋아하셨던 아이템으로 내부에서 재밌는 아이디어를 더해서 2편 기획을 고려 중에 있습니다. 재밌는 아이디어를 더해서 다시 한번 모험가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논의해 보겠습니다.
Q.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에게) 던파 ON에 출석 포인트가 추가됨에 따라 OTP 입력할 때 출석되게끔 하고 싶습니다. 던파 ON과 OTP를 통합할 계획은 없나요?
현재 OTP를 던파와 사이퍼즈가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리소스가 투자되는 결정이라서 장기적인 어젠다로 내부 논의 중입니다.
Q.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에게) '코드네임 게이볼그'는 마이스터의 실험실을 해 본 입장에서 신규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코드네임 게이볼그'는 기존 마이스터 실험실 콘텐츠와 전혀 다른 진행 방식과 시스템 구성으로 설계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드릴 순 없지만 모험가들께서 새로운 재미와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Q.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에게) 선계가 추가되기 전까지 하드코어 유저가 즐길 콘텐츠가 부족해 보입니다. 바칼 하드모드 계획은 없는지 알고 싶습니다.
공개된 코드네임 게이볼그를 비롯하여 선계의 여러 던전 작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모든 작업에 최선을 다해 작업을 하고 있으니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와 별개로 메인스트림의 설정 기반 콘텐츠 개발뿐 아니라 다양하게 향후 콘텐츠의 기반이 될 재미 검증 태스크들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정규 콘텐츠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시도들을 다양하게 진행해서 모험가 여러분들께 재밌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Q.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에게) '대마법사의 차원 회랑'의 일부 보스들 이름을 이명으로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진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나요?
대마법사의 차원회랑
이후 선보일 차원 회랑 스토리와 연관되어 자세한 내용은 설명드릴 수 없는 점 죄송합니다. 다만 대마법사의 차원 회랑 역시 재밌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업데이트 이후 모험가분들께서 직접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 내용은 업데이트 이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Q.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에게) 바칼 레이드는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진행 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계기가 있나요?
폭룡왕 바칼 레이드
여러 레이드 콘텐츠를 작업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습니다. 레이드는 몬스터, 패턴, 이펙트, 배경, 사운드 등 퀄리티 있는 많은 리소스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정작 실제 플레이는 한 번만 본다든가 혹은 스펙이 올라가면 스킵이 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기존의 레이드는 던전에 입장했다가 나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플레이 흐름이 끊어지는 감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던전 입장 시마다 각성기를 사용하여 일부 캐릭터 및 플레이 방향성에서 불합리한 요소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페이즈 분리, 파티 간 던전 분리로 인해 레이드 플레이 동안 마을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는 구조였습니다.
바칼 레이드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면서도 전장을 몰입감 있게 표현하고 이를 긴장감 있게 플레이하는 걸 목표로 기본 구조를 잡았습니다. 그 목표하에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와 테스트 끝에 나온 구조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모험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원만 총괄 디렉터] 던전앤파이터를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모험가 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저희 개발진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진혁 라이브 디렉터] 2023년에는 "던파 서비스 잘한다",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 모험가 여러분이 오랜 시간 사랑해주신 만큼, 저 또한 모험가 여러분을 사랑하고,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2023년에도 모험가들께 던전앤파이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더 멋지고 새로운 경험을 여러분께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던파 개발진'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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