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안정에 신한·우리 2개월 만에 은행채 발행 재개
은행권이 19일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자제했던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회사채와 단기자금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만큼 연말·연초에 필요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당장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공모채 발행을 시작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한국은행, 은행권과 제3차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채 발행 재개 계획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시장 금리가 1~2개월 전 고점을 기록한 후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 10월21일 연 5.73%까지 오른 후 지난 16일 5.23%까지 하락했다. 기업어음(CP)(A1, 3개월물) 금리는 연초부터 한 번도 하락하지 않다가 지난 1일 5.54%까지 상승했으나 9일까지 오르지 않았고 12일 처음으로 하락해 16일 5.46%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9월28일 1439.9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다가 지난주 1305.4원까지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에 은행권은 그동안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자제했던 은행채 발행이 필요하다는 뜻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가 한창이던 지난 10월21일 이후 은행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각 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만기가 도래한 기존 은행채의 차환 발행이 필요하고 예수금 이탈, 기업대출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채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채권시장의 투자 수요가 다시 확대되고 있어서 은행채 차환 물량이 원활히 발행될 수 있고 은행채 스프레드 축소, 예금·대출금리 및 코픽스 금리 하락 등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은행들은 연말까지 만기가 오는 2조3000억원 규모의 은행채를 차환 발행하기로 했다. 내년 1월 이후 만기도래분은 시장상황을 보면서 발행시기와 규모를 분산·조정할 예정이다.
이날 신한은행은 2500억원 규모의 은행채 공모발행을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2800억원 규모의 은행채를 차환 목적으로 발행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으로 인한 여전채와 일반회사채 구축 효과를 최소화하도록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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