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이잖아..처벌 안 받아"..중학생 시켜 2600만원 절도 범죄 20대 실형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인 중학생들을 협박해 2600만원 상당의 도둑질을 시킨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문경훈 판사는 이달 8일 특수절도·사기·폭행·협박·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등 15개 혐의를 받는 A씨(20)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중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중학생 4명에게 분실물 보관함에 있던 카드를 훔쳐 백화점 등에서 총 26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과 의류·전자기기를 구매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촉법소년이어서 처벌받지 않으니 함께 일을 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어 "분실 카드를 가지고 나와 물건을 구입해 오면 처분하고 돈을 나눠주겠다"라고 말하는 등 범행을 함께 하자고 회유했다.

A씨의 꼬임에 넘어간 학생들은 지시대로 무인점포 분실물 보관함에서 신용카드를 훔친 뒤 물건을 사고 결제했다. A씨는 학생들이 결제한 물건들을 중고로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10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조사 결과 A씨는 무면허 상태로 운전해 학생들을 범행 장소에 데려가고, 범행이 게으르다며 학생들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연락이 잘 닿지 않는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널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형사처벌 전력은 없으나 이전에 많은 비행으로 여러 차례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A씨는) 범행을 주도하고 계획했으며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을 범행에 끌어들이고 괴롭히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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