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유아인…아직 건재한 70년생·탄탄한 86년생[Oh!쎈 초점]

김보라 2022. 12. 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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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1970년에 태어난 배우들이 올 한 해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맹활약한 가운데, 1986년생 후배 배우들도 그들의 뒤를 이어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나 동갑이 많은 70년생, 86년생 배우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 한국영화계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충무로의 굉장한 자산이다.

흥행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우들을 짚어봤다.(가나다순)

◼️ ‘52세’ 70라인 5인방

#김혜수

김혜수는 70년생 배우들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이다. 여자 캐릭터가 충무로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김혜수가 호기롭게 해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중요한 점은 성별을 떠나 그녀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베푸는 자세를 갖췄다는 것. 이에 후배들이 김혜수를 닮고 싶은 롤모델 1순위로 손꼽고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 김혜수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통해 캐릭터 변신을 하며 호평받았다. 판사 심은석을 풀어낸 그녀는 캐릭터 소화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서 불가능한 일을 연기로 만들어냄으로써 어른의 성숙한 역할에 정확히 초첨을 맞췄다.

또한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tvN 드라마 ‘슈룹’에서 김혜수는 중전 임화령으로 분해 자식들에게 닥친 위기를 돌파하는 엄마의 얼굴을 담아냈다.

#류승룡

영화 ‘장르만 로맨스’(2021)에 이어 올해 선보인 ‘인생은 아름다워’는 류승룡이 가진 코믹 장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말과 행동은 무뚝뚝하다 못해 사람을 대놓고 무시하지만,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중히 여기는 아빠 강진봉 역을 리얼하게, 제대로 소화했다.

쥬크박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사랑받아 온 넘버와 함께 우리가 잊고 지냈던 부모님의 애틋한 인생, 언제나 나의 편인 가족의 소중함을 넌지시 일깨워줬다. 류승룡표 코믹은 언제나 환영이다.

#유해진

유해진은 영화 ‘올빼미’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왕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가 가진 친근하고 푸근한 이미지는 서민적 캐릭터에만 어울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신경이 예민하고 섬약해 사소한 일에도 곧잘 흥분하는 인조의 얼굴은 이질감 없이 유해진과 겹쳐보였다.

배우가 경력이 높아질수록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모두 다 똑같이 보이는 건, 연기를 하지 않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위해 실제 자신의 말투를 많이 가져오기 때문이다. 거기다 대중에 익숙할 정도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우리의 눈에 푹 익었기 때문일 터. 하지만 유해진은 작품을 거듭할수록 기대하지 않았던 새 모습을 꺼내보이며 매 순간 진화하고 있다.

#이병헌

‘비상선언’에서 이병헌은 아토피로 왕따 당하는 딸을 데리고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한 아빠 재혁 역을 맡아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른 승객을 연기했다.

평범한 가장이지만 예리한 직관을 지녀, 위기의 순간에서 영화의 조종대를 쥔 영웅적인 인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비행기 안에서 한 남자의 비범한 과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 초중반 영화에 몰입하는 힘을 길러줬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트럭 만물상 이동석은 이병헌에게서 자주 보고 싶은, 친근감 넘치는 캐릭터다.

#황정민

“너 사탄 들렸어?”. 황정민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또 한 번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윤종빈 감독의 첫 넷플릭스 연출작 ‘수리남’에서 황정민은 목사라는 신성한 직업을 이용해 부정부패, 욕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마약왕을 표현했다.

사악함과 능글거림을 적절히 오간 한인교회 목사 전요환은 황정민의 캐릭터 분석을 통해 색다르게 태어났다. 날렵한 얼굴로 나타나 전체를 조망하는 뜨거운 눈빛은 두려움과 동시에 웃음을 유발하기도. 또한 상대의 의중을 간파하기 위한 그만의 교묘한 말투는 황정민의 입을 통해 리드미컬해졌다.

◼️ ‘36세’ 86라인 5인방

​#류준열

유해진과 세 번째로 호흡한 영화 ‘올빼미’에서 류준열은 주맹증을 앓는 침술사 천경수로 분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영화 ‘외계+인’에서 분한 도사 무륵의 유쾌·상쾌·어리바리한 모습에서 벗어나, ‘내가 이런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류준열 스스로 몸소 증명한 셈이다.

‘올빼미’는 올 하반기 국내외 기대작들을 제치고 손익분기점을 뛰어넘으며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300만 관객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류준열은 올 10월 열린 27회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아 3년 만에 재회한 우리 영화인들의 환호와 감탄을 자아냈다.

#박정민

87년생이지만 1년 빨리 입학해 86년생들과 같이 학교에 다닌 ‘고대 05학번 출신’ 박정민 역시 86라인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배우 겸 감독으로서 지난해에는 단편영화 ‘언프레임드-반장선거’를 연출하기도 한 바. 연기는 기본이고, 쓰는 작업을 통해 배우 너머의 재능을 부지런히 발굴한 그에게서 연출은 그다지 생경한 일은 아니다.

그는 올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사랑에 ‘미(美)친자’ 홍산오로 깜짝 출연해 관객 및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또한 박 감독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무협 로맨스 ‘일장춘몽’(OSEN 단독 보도)에서 주인공 검객 역을 맡아 데뷔 후 처음 사극에 도전했다. 호러로 문을 연 ‘일장춘몽’은 극이 진행되면서 무협, 로맨스, 뮤지컬로 시시각각 장르가 바뀌었다. 이에 기존 사극에서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감각을 전달했고, 박정민 역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전작의 그 어떤 캐릭터와 닮지 않은 연기로 또 한번 새로운 얼굴을 그려냈다.

#변요한

변요한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한 계단 성장했다. 58회 대종상 및 43회 청룡영화상에서 각각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것은 이를 입증한 성적표다.

영화 ‘하루’(2017) 이후 이듬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던 그는 3년여 간 긴 휴식을 취하며 숨고르기를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 그만의 휴식은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이 되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한 게 아닐까. 

송강호와 브로맨스를 보여줄 새 드라마 ‘삼식이 삼촌’(OSEN 단독 보도)에서는 어떤 얼굴로 등장할지 기대된다.

#안재홍

안재홍 역시 배우 겸 감독으로서 86라인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올해 신작으로 관객들을 만나지는 못 했지만,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새 영화 ‘리바운드’의 촬영을 마쳤다.(OSEN 단독 보도) 안재홍은 이 작품에서 현존하는 강양현 농구감독을 연기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배우로서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준 안재홍이 강 감독 역할을 어떻게 소화했을지 궁금하다.

안재홍은 절제의 기술을 유려하게 이용하며 코믹, 로맨스, 드라마 등의 장르에서 예측하기 힘든 캐릭터 연기를 보여준다. 웃긴데 귀엽다. 다른 배우라면 어색할 수 있는 장면도 그가 표현하면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유아인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을 통해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던 유아인은 무겁고 진지한 대신 밝고 유연한 얼굴을 보여줬다. 천재 드라이버 동욱은 오로지 돈을 향해 질주하고, 겉멋에 한껏 취해 있는 인물이지만 마음 속에 간직한 깊은 우정과 열정은 시대를 막론하고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86년생 대표 배우 유아인과 70년생 대표 배우 이병헌이 연기 호흡을 맞춘 새 영화 ‘승부’는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대별 ‘연기 장인’들이 만들어낸 이 영화가 환상의 팀 플레이를 담아냈을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하다.

유아인은 또한 동갑내기 안재홍과 새 영화 ‘하이파이브’의 촬영을 마쳐 캐릭터 변신에 대해 또 한번 궁금증을 낳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드라마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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