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전통망토, FIFA 회장…메시 ‘결정적 순간’ 망친 방해물?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마침내 조국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으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입증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으로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웠고, 최초로 월드컵 최우수 선수인 ‘골든볼’을 두 차례 수상하는 선수가 됐다. 8년 전엔 팀의 준우승으로 빛이 바랬으나 이번에는 팀도, 메시도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인 메시에게 방해가 되는 시상식으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열린 시상식에서 메시는 아르헨티나 선수단 중 가장 나중에 단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보다도 더 늦게 호명됐다.
금메달을 받은 선수단이 단상 한쪽에 모였고, 이제 메시가 월드컵 트로피를 받을 차례였다. 메시가 그 앞에 서자 카타르의 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은 그에게 검은색 바탕에 금색 테두리가 둘러진 망토를 입혀줬다. 비시트(Bisht)라고 불리는 이슬람 전통 의상으로, 카타르 국왕이 입은 것과 같았다.
이를 두고 “진짜 대관식 같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들이 메시의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가려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수석 리포터 카베 솔헤콜은 “주장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사진은 영원히 기록된다. 메시의 사진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카타르에서 열린 아랍 월드컵이었다는 걸 기억할 것”이라며 “이런 월드컵 결승전 사진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디애슬래틱 로리 휘트엘 기자 역시 “카타르는 월드컵 트로피 사진에 자신들이 등장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메시에게 검은 비시트를 줬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유니폼에 비시트는 불필요했다”며 “시상식은 호스트가 아닌 선수를 위한 순간이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또 있다. 메시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던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다. 그는 트로피를 주기 전에도 메시에게 손짓하며 무언가를 계속해서 지시했고, 건넨 후에도 한동안 메시를 계속해서 따라가며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전설적 스트라이커이자 BBC 스포츠 전문가 앨런 시어러는 이 장면을 두고 “나는 인판티노가 메시를 놓아주지 않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공격수 출신 BBC 해설가 게리 리네커는 “아무도 경기 중에 메시를 그렇게 엄격하게 마크하지 않았다”며 “역시 메시는 좁은 공간에서도 잘하기 때문에 결국 인판티노에게서 벗어났다”고 비꼬았다.
한편 메시는 이날 26번째 월드컵 경기에 출전하면서 역대 최다 출전 신기록을 달성했다. 또 단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아울러 메시는 발롱도르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월드컵 우승을 한 9번째 선수가 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하면 월드컵, 발롱도르, UCL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한 최초의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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