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하늘에 태양이 무더기로…낯설수록 강력하다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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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저토록 여럿이어도 되는가.
작가 남달리는 장구한 스토리를 그린다.
'낯선 충돌'에 필요한 지식과 영감도 한데 결집하는데, 이 '연합'이 작가만의 시각언어인 동시에 강력한 무기가 되는 셈이다.
'태양과 날들'(Suns and Days·2022)은 그렇게 시도한 작가의 '융합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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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간·장소 머물던 이미지들 불러
'낯설게 충돌'시킨 뒤 지식·영감 더해
종이 잘라 캔버스에 붙이는 콜라주로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생소한 어울림도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태양이 저토록 여럿이어도 되는가. 아닌가. 달도 있고 행성도 있는 건가. 그 사이사이 구불구불한 산세도 겹쳐 있고 거꾸로 흐르는 물도 보인다. 얼핏 다섯 개의 산봉우리에 해와 달을 동시에 심어낸 조선의 ‘일월오봉도’가 스치기도 하고. 바로 작가가 꿈꾸는 세상인가. 하늘과 땅 사이에 걸쳐 있는 자연만물이 하나로 엉키고 섞이고 묻히는 뻗히는 그런 세상.
작가 남달리는 장구한 스토리를 그린다. ‘길고 오래된 이야기’란 뜻과는 좀 다르다. 서사를 만들기보다 서사를 지워가는 쪽이니까. 다른 공간 다른 장소에 머물던 이미지들을 불러 낯설게 충돌시킨 뒤 새로운 관계를 꾸려가는 거다. 새 이야기는 거기서부터다. 이미지만 묶는 게 아니다. ‘낯선 충돌’에 필요한 지식과 영감도 한데 결집하는데, 이 ‘연합’이 작가만의 시각언어인 동시에 강력한 무기가 되는 셈이다. 하나와 하나를 더해 둘이 되는 것 이상의 파워란 얘기다.
구상만도 아니다. 기법도 보탠다. 종이를 잘라 캔버스에 붙이는 콜라주로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조화로운 어울림을 생소하게 펼쳐내는데. ‘태양과 날들’(Suns and Days·2022)은 그렇게 시도한 작가의 ‘융합천국’이다. 녹여서 합치니 천국이 되더란 뜻이다.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너와 나의 우주’(U&Iverse)에서 볼 수 있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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