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told] 메시의,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월드컵

백현기 기자 2022. 12. 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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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백현기]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이었다.


월드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2개국이 치열한 경기를 펼쳤고, 약 한 달에 걸친 일정 끝에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아르헨티나에게 이번 월드컵은 그 어떤 대회보다 더 특별했다. 바로 팀의 주장이자 아르헨티나 국민의 영웅인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기 때문이다. 어느덧 35세를 맞은 메시는 대회 직전 이번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 천명했다. ‘라스트 댄스’를 펼치는 메시의 숙원 사업인 월드컵을 선물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 ‘메시의’ 월드컵 – 쏟아졌던 기록들


‘메시의’ 월드컵이라 불릴 만큼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의 기록은 쏟아졌다.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으며 1-2로 패한 아르헨티나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팀을 빠르게 재정비하며 2차전 멕시코전 2-0 승리, 3차전 폴란드전 2-0 승리로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메시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메시는 사우디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대회 첫 골을 신고했고, 2차전 멕시코전에서는 1골 1도움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POTM, 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이어 토너먼트에서 메시는 마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건 듯 했다. 16강 호주전에서 득점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8강전 네덜란드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대 월드컵 최다골 기록이었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10골과 동률을 이뤘다.


이 기록을 깨는 데는 시간 문제였다. 4강 크로아티아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 대표팀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경신(11골)한 메시는 월드컵 역사상 최다 공격 포인트 19개와 동률을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는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역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16강, 8강, 4강, 결승전까지 골을 넣은 유일한 선수가 됐다. 또한 본선 26경기에 출전해 로타어 마테우스(25경기)의 기록을 깨며 최다 출전 기록도 갈아치웠다.


월드컵 최다 공격 포인트, 최다 출전 기록을 뒤로 하고 결국 그토록 갈망하던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승부차기 끝에 승리(3-3, PK 4-2)했다. 메시는 이날 페널티킥 선제골과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집중력 있는 득점으로 팀의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다.



# ‘메시에 의한’ 월드컵 – 그의 영향력


기록도 기록이지만 매 경기 메시가 경기에 끼쳤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메시는 스칼로니 감독의 4-3-3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윙어나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에 나섰다. 하지만 특정 포지션을 콕 집어 언급하기 어려울 만큼 메시는 공격 진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대의 빈 공간을 노렸다.


메시는 경기 중 많이 뛰지도 않았다. 평균 4km를 뛸 정도로 많이 뛰지 않고 항상 기회를 위해 힘을 비축했다. 그러다가 기회가 오면 메시는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 뒤로 돌아들어가거나 미드필더 지역으로 내려오며 공을 받았다. 또한 동료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접근할 때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공을 받기 위한 가장 적절한 위치를 찾아 들어갔다.


그리고 중요할 때마다 공격 본능을 발휘해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총 43개의 슈팅 기회 창출 횟수(Shot creating action, 슈팅 기회를 만드는 패스, 드리블, 파울 유도 횟수)를 기록했다. 이는 46개를 기록한 킬리안 음바페에 이은 대회 2위 기록이다. 또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 2위, 도움 1위를 기록했다.



# ‘메시를 위한’ 월드컵 – GOAT가 되기 위해 필요했던 마지막 퍼즐


역대 최다 공격 포인트, 최다 출전 기록, 최초 토너먼트 모든 경기 득점 기록 등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메시지만, 이번 월드컵 직전 그에게는 어떤 대회보다 이 대회가 간절했다. 발롱도르 7회, 10번의 라리가 우승, 4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코파 아메리카 우승 등 셀 수 없이 많은 메이저 트로피 중 그가 없던 유일한 트로피는 바로 월드컵이었다.


메시에게 월드컵은 유독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트로피였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첫 출전한 메시는 당시 8강에 그쳤고, 한창 발롱도르를 밥 먹듯 들던 2010 남아공 월드컵 즈음에도 8강에 머물렀다.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에는 결승에 올랐지만 독일에 무너지며 준우승에 그쳤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의 활약에 속절없이 무너졌고 이제 은퇴를 앞둔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에서 메시는 역대 최고 선수에 의심의 토를 달지 못하게 반드시 우승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끼워 맞췄다. 상대는 2018년 아르헤티나와 메시를 울렸던 그 음바페와 프랑스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에서 메시는 프랑스를 꺾으며 그토록 갈망하던 월드컵을 들어올렸고 축구계 ‘유일신’에 등극했다.


특히 월드컵 마지막 시상식에서 카타르 국왕이 메시에게 직접 카타르 전통 왕 의상을 입혀주며 '축구의 신'의 대관식을 더 화려하게 만들었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등과 언제나 비견됐던 메시는 이제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업적인 월드컵을 추가하며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아니 그들 이상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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